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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 브렉시트 역사적 서명] 英-EU 44년만에 이혼…英ㆍ獨 ‘혈전’ 예고속 기업들 초긴장
무역·투자에 불필요한 장애물 우려
EU·日 기업들 “신중한 협상” 촉구
하드브렉시트 땐 기업 엑소더스
스코틀랜드는 독립투표 승인 요구


28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통보하는 서한에 역사적인 서명을 했다. 양측의 강경 노선으로 ‘혈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에 진출한 EU, 일본 기업 관련 단체들은 신중한 협상을 촉구했다.

이날 저녁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관련 리스본 조약 50조의 발동을 EU에 통보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해당 서한은 다음날 EU 주재 영국 대사인 팀 배로가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직접 전달한다. 이에따라 영국과 EU가 44년간 맺어왔던 관계가 막을 내리게 된다.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되는 29일 오전 메이 총리는 의회에서 영국의 단합을 촉구하는 연설을 한다. 다음달 29일 EU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5월 중으로 유럽위원회가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전망이다.

협상은 오는 5~6월 시작해 2018년 10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3월에 영국은 공식적으로 EU에서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5월 열리는 프랑스 대선과 오는 9월 독일 총선은 브렉시트 협상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협상의 주요 논의 대상은 영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FTA),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과 EU에 거주하는 영국인의 지위 문제, 이혼합의금 600억유로(약 72조원), 안보 관련 정보 공유 등이다.

영국은 FTA를 통해 EU 단일시장에 대한 최대한 접근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EU는 ‘과실 따 먹기’는 안된다며 못을 박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강경 노선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국 내 판매에 대해 걱정하는 독일 자동차 업계의 로비로 독일이 온건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과 배치된다. 메이 총리도 “‘나쁜 딜(bad deal)’보다 ‘노 딜(no deal)’이 낫다”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협상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 진출한 EU, 일본 기업들은 브렉시트가 미칠 영향력을 우려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라고 FT는 전했다. 34개국 유럽 기업들이 포함된 40개 유럽 비즈니스 로비 단체는 성명을 통해 순조로운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무역과 투자에 ‘불필요한’ 장애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도요타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이 포함된 일본 경제단체연합회도 메이 총리의 ‘노 딜’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다. 해당 성명은 4월초에 배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성명 초안을 본 한 소식통은 “주요 메시지는 경제에 대한 깊은 고려를 통해 협상에 나서달라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설문조사 결과 영국에 진출한 독일 기업 10개 가운데 1개는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에 대한 투자를 다른 EU 국가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의 40%는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내 사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릭 슈바이처 독일상공회의소(DIHK) 대표는 “브렉시트는 영국에 진출한 독일 기업들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영국에 대한 수출은 3.5% 줄었는데 대부분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감소했다”고 전했다.

유럽 최대 미디어그룹인 베텔스만도 EU와의 완전한 단절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영국 내 사업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베텔스만은 영국이 단일 시장 접근 지위를 잃을 경우 자사가 막대한 세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날 스코틀랜드 의회는 영국 정부에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스코틀랜드는 EU 단일시장 잔류를 주장하며 독립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메이 총리는 독립투표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메이 총리는 “지금은 우리가 함께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 전체를 위한 최선의 협상을 얻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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