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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화장품 한류 ‘대안시장’으로 급부상…업계 “한한령 문제없다”

美 대형 백화점 ‘노드스트롬’, 현지 화장품 시장 1위 ‘울타’ 등 앞다퉈 한국산 제품 판매 확대

중국 정부 ‘한한령’에 따른 대안 시장으로 미국 급부상, 중소 화장품 업계 현지시장 영향력 확대 가속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주춤했던 화장품 한류가 미국 시장에서 부활하고 있다. 우리 화장품의 우수한 품질과 천연 원료가 가진 신비성, 정부의 중소기업 수출장려 정책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에 따라 미미박스 같은 화장품 유통벤처는 물론, 한국콜마ㆍ코스맥스 등 제조업체의 현지 점령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형 백화점 ‘노드스트롬’(Nordstrom)은 지난달부터 이례적으로 주요 매장에 ‘한국 화장품 전문 판매 지역’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그로브(Grove) 매장이 대표적인 예다. 현지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23.1%) 기업인 ‘울타’(Ulta) 역시 전국 지역상점과 온라인에서 한국 화장품 판매를 대대적으로 시작했고, 유럽 패션 대기업 LVMH가 운영하는 화장품 전문점 세포라(시장 점유율 15.8%)도 ‘K-뷰티 섹션’을 따로 지정해 한국 화장품 500여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현지 시장 점유율을 합계가 약 40~50%에 달하는 것으로 고려하면, ‘신(新) 화장품 한류’가 미국에 불고 있는 것이다.

유럽 패션 대기업 LVMH의 화장품 체인 ‘세포라’에 마련된 ‘K-뷰티 섹션’의 모습.

현지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품질의 우수성 ▷신비성 ▷정부의 중소기업 수출 장려 정책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우리 화장품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라며 “현지 소비자들은 배송비 등 부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한국 제품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크다. 또 ‘당나귀 우유 크림 마스크팩’ 같은 천연 원료 화장품에 신비감을 느끼는 미국인도 많다”고 말했다. 화장품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세제혜택 등도 이런 흐름에 탄력을 더한 요소다.

실제 대한화장품산업 연구원의 조사 결과 지난 2015년 2억 3808만달러(약 2670억원)였던 대미(對美)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3억 4696만달러(약 3890억원)으로 46%%가량 성장했다. 중국과 홍콩의 뒤를 잇는 ‘3대 화장품 수출국’으로 미국이 부상한 셈이다.

이에 따라 중소 화장품 업계의 미국 시장 점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화장품 정기구독’ 서비스로 주목을 받은 벤처기업 미미박스가 대표적인 예다. 미미박스는 지난해 6월까지 현지에서 6600만달러(약 741억원) 투자를 유치,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콜마ㆍ코스맥스 등 화장품 제조 중견기업 역시 현지 생산시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9월 미국 화장품 ODM 업체 ‘프로세스 테크놀로지스 앤드 패키징’(PTP)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캐나다 화장품 ODM 기업 CSR 코스메틱 솔루션(CSR)의 지분도 사들였다. 한국산 화장품에 관심이 높아진 북미 시장과,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남미시장 진출에 신호탄을 쏜 것이다. 코스맥스는 올해 미국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화장품 ODM 세계시장 매출 1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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