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및 지배구조가 관건
금호 소송ㆍ여론전 병행할 듯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이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간의 치열한 수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 매각 절차상의 하자를 제기하며 컨소시엄 요건 완화를 노린 박 회장의 선공에 산업은행 등 주주협은 조건부 허용 카드로 받아치며 공을 넘겼다.
28일 금호타이어 주주협은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요구를 조건부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지난 22일 주주협에 두가지 안건을 부의했다. ‘우선매수권자의 금호타이어 경영지배를 전제로 우선매수권 행사를 통해 제3자를 대상주식 인수자로 지정해 컨소시엄 형태로 대상주식을 인수할수 있다’는 것과 ‘협의회는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내에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재논의한다’ 이다.다시 말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에 조건 없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는 것과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면 그걸 검토해서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허용하겠다는 ‘조건부 허용’이다. 주주협은 두번째 안건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협은 전체 의견을 구하는 공식절차를 통해 향후 벌어질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응할 명분을 갖추게 됐다. 또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이라는 조건을 통해 박삼구ㆍ박세창 부자 개인에게 한정하던 우선매수권의 범위를 다소 넓혀줬다. 하지만 동시에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 내’라고 시한을 못박음으로써 박 회장 측을 압박했다.
공은 다시 박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박 회장 측은 주요 전략적투자자(SI)들을 상대로 채권단의 조건부 컨소시엄 허용에 대한 설득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이라는 문구의 모호성 등을 지적하며 주주협에 반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업은행이 독자적으로 더블스타 측에 우선매수권의 범위를 개인으로 한정한 공문을 발송한 데 대한 법정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조는 28일 산업은행 등 주주협 측을 만나 해외 매각은 타당하지 않다며 매각 작업을 차기 정권으로 넘길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원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위협받는 만큼 금호타이어를 신속히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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