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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전 대통령 철야 수사, 부인만 하고 나왔다
-대부분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 일관
-22일 오전7시께까지 변호인과 조서 검토


취재진의 질문엔 대답하지 않았고 혐의는 대부분 부인했다. 구체적 증거를 들이대면 “기억나지 않는다”로 일관했다. 22일 아침 검찰청사를 나와 자택에 복귀할때까지 대국민 메시지는 없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는 이렇게 끝났다. 전날 아침 9시15분 출발해 22일 아침 7시6분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올 때까지 21시간15분의 특별했던 하루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전날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24분께 서울중앙지검 중앙 현관 앞에 도착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단 두 문장만을 남긴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조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 ‘무엇이 송구하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한웅재(47) 형사8부장으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해 기업들에게 강제성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당했다.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거나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부장 조사는 오후 8시35분 끝났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총 8시간20분 동안이나 이어졌다.

대기업 뇌물의혹 수사 전반을 담당하는 이원석(48) 특수1부 부장검사는 오후 8시40분부터 투입됐다.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공범으로 뇌물혐의를 받고 있는 부분을 집중 캐물었다. 삼성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에게 승마 훈련을 지원한 과정 등을 집중 질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역시 대부분 “대통령 업무가 바빠 기억나지 않는다”, “법과 규정 내 테두리에서 처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게 안팎의 전언이다.

이 부장은 3시간이 지난 11시40분께 마지막 질문을 끝으로 조사를 마쳤다. 조사시간으로 보면 뇌물죄보다 재단설립및 기금모금과 관련해서 조사가 집중됐다.

검찰 조사 이후 박 전 대통령은 7시간가량 조서를 검토했다. 과거 전 대통령들이 수사 이후 조서를 검토하는 데 2~3시간가량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긴 시간을 조서 검토에 시간을 할애했다.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으면서도 조서 검토에 이렇게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진술하지 말아야 했던 부분을 쳐내거나 바로잡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기초로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개 혐의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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