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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nsight-홍창표 KOTRA 홍콩무역관 관장] 홍콩의 차기 행정장관 선택과 우리의 대응
홍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화려한 야경과 함께 ‘팔색조’ 음식으로 상징되는 전형적인 관광지로서의 모습이 아닐까. 관광지로 매력 이외에도 23년 연속 미국 헤리티지 재단에서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경제권’으로 홍콩이 선정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이다. 각종 평가지표 가운데 정부재정 건전도 항목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비즈니스 자유도, 조세부담, 재산권 등 모두 7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쯤 되면 홍콩은 관광지의 명성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로서의 위상도 도드라져 보인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막대한 정부 재정보유액은 지표상으로는 만점을 받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지난 수년간 홍콩 정부가 보건복지나 교육문제 등에 제대로 재정을 쓰지 않고 곳간에 쌓아두기만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이 국제적인 금융 중심지라는 세간의 평가 역시 살아보니 차이가 있다. 물론 기업금융 측면에서는 홍콩이 가진 위상과 역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개인금융으로 눈을 돌리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중국 본토에 다년간 근무한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홍콩은 중국보다 여러 면에서 한참 뒤진다.

홍콩은 중국처럼 모바일결제나 핀테크가 발달한 것도 아니고 한국처럼 인터넷 뱅킹이 보편적인 것도 아니다. 직불카드 자체가 없고 은행간 계좌이체에 수수료도 많이 들어가다 보니 큰 금액의 지불은 개인수표를 발행해 처리하고 소소한 금액은 현금이나 우리의 티머니같은 옥토퍼스 카드를 이용한다.

그동안 홍콩 경제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MICE 산업 역시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 아시아 전시회 메카로서의 명성은 하나둘씩 중국 본토에 빼앗기고 있고, 전체 관광객의 78%를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이 홍콩 밖으로 눈을 돌리면서 유통업과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매출부진에 울상이다.

오는 3월 26일은 홍콩 행정장관 선거가 있는 날이다. 캐리 람, 짱춘와, 우쿽힝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3파전 양상이지만, 누가 되더라도 현재 홍콩경제가 당면한 제반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는 무거운 숙제가 주어진다.

지난 2월말 발표된 올해 홍콩정부 예산안을 보면, 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에 경상경비의 60%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의료분야 및 노인복지에 대한 정부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각종 실버용품과 스마트 의료정보시스템, 유기농 및 친환경 식품 분야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금년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새로운 홍콩 행정수반의 출범과 함께 홍콩경제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우리 기업이 홍콩을 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와 같은 금융, 무역, 물류, 중계무역 중심지로서가 아니라 고도화된 혁신 첨단산업 중심지로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 급변하는 변화의 바람을 읽고 발 빠른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광휘일신(光輝日新)’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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