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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6 세월호 새터’ 르포]“살아있다면 우리 또래인데…“ 세월호세대의 눈물
-대학 새내기들 “잊지 않겠습니다”
-전국 20여개 대학, 130여명 참석
-이틀간 유가족과 슬픔나눠 ‘눈물’


[헤럴드경제(안산)=신동윤ㆍ정세희ㆍ홍태화 기자]“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지난 19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는 노란옷을 입은 대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이하 세월호 새터)’에 참석한 이들이다. 

[사진설명=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가 지난 18~19일 서울 조계사와 안산 일원에서 개최됐다. 안산 단원구 세월호정부합동분향소를 참배하는 대학생의 모습.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사진설명=안산 단원구 세월호정부합동분향소를 참배하는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 참가자의 모습. 유가족들이 남기고간 희생자들의 유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분향소 참배 도중엔 북받쳐 오른 감정에 흐느끼는 새터 참가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희생자들 각자의 사연을 읽기 시작하자 흐느낌은 이내 울음으로 바뀌었다. 3년이 지나도 아직 진도 앞 바다속에 가라앉아 있는 세월호와, 여전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미수습자들에 대한 기억은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슬픔이었다.

2017학번 새내기 이재경(20ㆍ부산외대 영어학부) 씨는 “그동안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고통을 공감하거나 공유하진 못했다”며 “아직까지도 아파하는 유가족분들을 만나며 감정적으로 세월호 참사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새내기 임지수(18ㆍ여ㆍ숭의여대 문헌정보학과) 씨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란 세월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그동안 많이 잊혀지고 사회적인 부채의식이 많이 옅어진 것 같다”며 “이곳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밖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이를 나누겠다는 생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세월호 새터는 지난 18~19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비롯해 안산 분향소, 안산 세월호기억교실, 안산 단원고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건국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조선대, 홍익대 등 전국 20여개 대학에서 130여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18일 조계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는 ‘4ㆍ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위원들과 세월호 희생자 및 생존자 가족들이 패널로 참가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당일의 기억 ▷유가족 및 시민들과 함께한 추억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의미 ▷노란리본의 의미 등을 학생들과 나눴다.

이어 안산 한국가스공사 연수동에 위치한 숙소로 이동한 대학생들은 이곳에서 13명의 희생ㆍ생존 학생 부모를 비롯해 희생자의 형제ㆍ자매 7명과 대화를 나누며 세월호 참사가 갖는 의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 희생자의 형제ㆍ자매들은 대학생들과 숙소에서 함께 잠을 지새우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참가자 김유정(22ㆍ여ㆍ숭실대 경영학과) 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같은 고등학생으로서 공감대를 형성했던 우리들을 일컬어 ‘세월호 세대’라고 한다고 들었는데, 참사를 함께 기억하고 아파하며 위로하는 모습을 볼 때 ‘416가족’이란 말을 쓰는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분향소 참배를 마친 학생들은 안산교육지원청에 위치한 세월호기억교실까지 노란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행진 도중 방문한 안산 단원고 앞에서는 노란 리본을 묶는 대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진설명=2017년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손수 제작한 노란색 피켓을 들고 안산 단원고 앞을 행진하고 있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사진설명=안산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에 설치된 세월호기억교실을 방문한 대학생들을 위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직접 나와 설명하고 있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세월호 새터 행사의 마지막 목적지는 세월호기억교실이었다. 참사 당시 희생 학생들이 공부했던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과 교무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이곳을 둘러보는 대학생들의 눈시울은 다시 한 번 붉어졌다.

이곳 설명은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당한 학생들의 가족이 맡았다. 은정이 어머니 박정화(51ㆍ여) 씨는 “약학과로 진학하고 싶어했던 우리 아이가 살아있었다면 새터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같은 나이였을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사회 문제에 눈을 뜨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세월호세대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희생은 반복되지 않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졸업생 오가영(26ㆍ여) 씨는 ”두 번째 참가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석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단체들도 더 많아지는 것 같아반갑다“며 ”세월호 새터를 통해 얻게된 감정과 사실들을 바탕으로 혼자라는 두려움 때문에 세월호 참사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문제를 제기하고, 같이가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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