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ㆍ유 갈등에 남경필 ‘반사이익’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바른정당의 ‘투톱’ 김무성 고문과 유승민 의원의 갈등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불화설을 잠재우려 ‘어깨동무’까지 했지만 측근들의 물밑 감정 싸움은 악화하고 있다. 그 반사이익을 유 의원의 경선 상대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누리고 있다.

지난 13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K-Y(김무성-유승민) 라인’ 의원들이 서로 충돌한 직후 바른정당은 불화설 진화를 위해 애썼다. 김 고문과 유 의원은 15일 국회의원ㆍ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관계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어깨동무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또 유 의원은 김 고문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겼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김 고문이 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왼쪽)과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양측 의원들 사이 패인 감정의 골은 쉽게 채워지지 않는 모습이다. 불화의 반사이익은 다른 대선주자인 남 지사가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김 고문과 가까운 김학용ㆍ박순자 의원이 남경필캠프에 합류한 데 이어 박성중 의원도 캠프 참여를 앞두고 있다. 김 고문의 측근 가운데 추가 합류가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5일 정두언 전 의원이 내려놓은 남경필캠프 선대위원장의 후임은 김학용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김 고문 측근들이 남경필캠프로 향한 이유는 세력 열세를 보완하기 위한 ‘균형 잡기’ 차원이었지만, 최근엔 유 의원을 향한 ‘괘씸죄’가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13일 의총에서 유 의원 쪽에 크게 실망했다”며 “상대 후보인 남 지사에 힘을 실어주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 남경필 경기도지사. [사진=헤럴드경제=DB]

유 의원 측은 이런 흐름을 불편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창당 이후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외부 대선주자 영입에 공들이던 김 고문이 상대 후보를 지원하는 건 ‘유승민 흔들기’라는 비판이다. ‘킹메이커’로 나선 김 고문의 공정성에 의문을 보낸다. 오는 18일 호남권부터 첫발을 내딛는 경선에서 김 고문의 세력이 당원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경우 2차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있다. 바른정당은 국민정책평가단 투표 40%, 당원선거인단 투표 3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28일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정치권은 바른정당 내분에 대해 “터질 게 터졌다”고 본다. 김 고문과 유 의원의 정치 인연은 18년 가까이 되지만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 의원을 내친 국회법 파동, 지난해 4ㆍ13 총선, 새누리당(자유한국당) 분당과 창당 과정에서 양측이 불신과 오해를 쌓아왔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 내 비박ㆍ중도 의원들은 “입당하면 김 고문이나 유 의원 중 한 쪽을 선택해야 할 것 같아 부담된다”며 탈당을 더 망설이는 분위기도 읽힌다. 조기 대선이 채 두달도 남지 않은 상황, 바른정당은 부진의 늪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ye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