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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약 ‘메트포르민’, 암환자 재발률ㆍ사망률 낮춰“
- 원자력의학원 등 공동 연구팀, 암환자 등 대상 빅데이터 분석
-“간암 등 소화기암에 항암 효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메트포르민<사진>이 간암 등 일부 암에 대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약을 투여 받은 암 환자들의 사망률과 재발률이 모두 낮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이 기관 김미숙 박사팀은 고민정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사팀과 공동으로 국내 자료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간암ㆍ결장암ㆍ직장암ㆍ췌장암 등 소화기암 환자의 암 재발 위험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 냈다. 


메트포르민은 혈당과 지질대사를 정상화하는 효과가 있어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다. 특히 수년 전 암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나온 이후 관련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 논문은 메트포르민과 암 발생 연관성에 관련된 것이었고, 암 환자의 재발률ㆍ사망률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또 한 기관에 있는 적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 건강보험 청구 자료, 건강검진 자료, 통계청 사망 원인 자료 등 국내 자료를 활용해 당뇨병을 앓는 암 환자가 실제 메트포르민을 사용했는지 여부에 따라 사망률과 재발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수술을 받은 간암ㆍ결장암ㆍ직장암ㆍ췌장암 환자를 연구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당뇨병을 앓는 간암 수술 환자 751명에서 사망률과 재발률이 모두 줄었다. 메트포르민을 사용한 경우의 사망률은 36.6%, 재발률은 41.3%지만,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각각 56.9%ㆍ66.8%로 높아졌다.

메트포르민 사용 여부에 따른 간암 환자의 사망률ㆍ재발률.

다른 암의 경우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을 앓으면서 결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4503명의 경우 메트포르민을 사용했을 때 사망률과 재발률은 각각 12.8%ㆍ11.3%였지만 사용하지 않은 경우 각각 26.9%ㆍ17.6%였다. 직장암 환자 751명은 메트포르민 사용 시 사망률은 14.6%, 재발률은 19.6%인 반면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각각 24.2%, 30.8%였다. 당뇨병을 앓는 췌장암 수술 환자 764명을 대상으로 한 사망률 분석에서도 메트포르민을 사용한 경우 72.5%, 사용하지 않은 경우 81.6%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간암, 췌장암, 결장암, 직장암 등 소화기암 환자의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면서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인만큼 앞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자료연계 가능성 검토를 위한 의료기술 평가 연구’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사선의학 정책 개발 및 정보 지원’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암 연구&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ㆍ‘온코타깃(Oncotarget)’ㆍ‘메디슨(Medicine-Baltimore)’ 최근 호(號)에 3편으로 각각 나뉘어 게재됐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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