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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든 탑 ‘블루오션’ 크루즈…‘사드 직격탄’ 사실상 올스톱
사드사태후 가장 큰 타격 휘청
‘여행금지’전 한국상품은 빼버려
출항했다 해도 하선 거부

중국인이 74% 인프라 붕괴우려
제주 대책본부 구성, 대응 부심

연평균 ‘전년의 2배’라는 기하급수적 성장세를 보이던 크루즈 관광이 중국 당국의 한국 패키지여행 금지 지침 시행일이 도래하기도 전에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기준 220만명인 크루즈 관광객 중 중국인은 74%나 차지하고 있어, 그간 범정부적 크루즈 관광 활성화의 공든 탑이 한 순간 무너져 내릴 위기에 처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제주로 드나들던 크루즈 ‘마리너 오브 더 씨’의 모습.

7일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한국 여행 금지 지침이 시행되려면 일주일 넘게 남았음에도 몇 일 전부터 중국발 크루즈 기항지인 상하이, 텐진, 칭타오, 광둥성 크루즈 홈페이지에는 한국행 상품이 전부 내려졌다.

통상 중국을 출발해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머무르며 관광한 뒤 기항지로 귀환하는 노선인데, 지난 5일과 6일 한국으로 떠난 크루즈 조차 상당수 관광객이 제주, 부산 등 항구에 하선하지 않은 채 일본으로 떠났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 예약은 올스톱 상태이며, 예약된 크루즈 조차 한국에서 하선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일본으로 가고 있다”면서 “3월 15일까지 이런 저런 대책을 강구하려고 했는데, 대화할 겨를도 없이 중단돼 버렸다”고 말했다.

6일 제주항에 도착한 상하이발 아틀란티카호 중국 승객 상당수가 “한국에서는 내리지 않겠다”면서 배에 남았다. 지난 5일 부산 감만부두에 입항한 아시아 최대 규모 크루즈선 퀀텀호 역시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은 채 선상에 머무르다 일본으로 떠났다.

충남의 경우 올해 개설키로 합의한 한-중 국제여객선 노선의 취항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서산 대산항과 중국 산둥성(山東省) 룽청(榮成)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취항해 주 3회 운항할 예정이었고 관광 수입 570억원, 고용유발 400명, 화물처리비 50억원 등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현재로선 추진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3%를 차지하는 크루즈 관광은 법무부-해수부-문체부가 2014년부터 각종 규제완화, 과감한 개방조치 및 마케팅 등을 통해, ‘메르스 사태’때 조차 손님 수가 줄지 않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11년 15만3193명, 2012년 27만6305명, 2013년 69만 8945명, 2014년 95만4685명, 2015년 104만5876명 2016년 220만명으로 5낸새 14배로 급증했다.

힘겹게 일궈낸 블루오션이 한순간 무너지면서, 두 나라 간 외교안보 경색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크루즈 관광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프라가 한꺼번에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크루즈를 중요한 사업 영역으로 삼아온 일부 여행사들은 개별관광 등 다른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비즈니스 지평의 재편을 검토중이다.

한편 크루즈를 포함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제주도는 6일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 크루즈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전세버스업체의 피해 대책 등을 마련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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