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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일 신고가 구리값, 경기 회복 신호탄?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올해만 10% 이상 오르자, ‘닥터 코퍼’의 귀환이라며 반기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향후 경기 전망의 선행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된다.

주로 전선의 재료로 사용되는 구리의 가격이 오른다는 의미는 건설 및 투자 수요가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5년간의 하락세를 마치고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구리 랠리는 올해부터 세계 경기가 반등할 것을 의미한다는 낙관론이다.

지난 1일 뉴욕 선물 거래소에서 구리의 5월물 선물 가격은 톤당 6103달러를 기록했다. 씨티 리서치는 최근 “구리 공급량이 앞으로 5년간 크게 수요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상보다 강한 중국의 수요, 구리 재고의 부족, 비용 디플레이션의 종료, 미국 주도의 리플레이션 스토리 등이 작년 하반기부터 구리가 모멘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구리 가격은 2011년 2월에 역대 최고치인 톤당 1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에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해 6월 톤당 4143달러로 7년래 최저치를 찍은 이후 구리 가격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구리 가격은 지난 6월 저점 통과 이후 8개월동안 47%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구리 가격 상승이 수요보다는 공급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세계 구리 스터디 그룹(ICSG)는 승인 지연, 지역 사회 반대, 자금 조달 난항 등의 이유로 신규 프로젝트 개발이 지체되며 세계 동 광산 생산량 증가율이 2.5%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하락기에도 연 평균 4% 이상 늘었던 생산 부분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실제 세계 구리 생산의 8%를 담당하는 칠레와 인도네시아 거대 광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을 사실상 중단됐다. 파업 및 개발사와 정부간 갈등이 원인이다. 여기에 칠레에서는 때 아닌 폭우까지 더해지며 그나마 생산한 구리조차 발이 묶였다.

메릴린치는 최근 “동 가격이 적어도 올해 중순까지는 톤당 6,600불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이 유약하고 세계 경제 정책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가격 역시 생산 차질에 따른 쏠림 현상일 뿐, 세계 경기의 호황, 즉 닥터 코퍼의 귀환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메릴린치는 “중국 시장이 여전히 취약하고, 재고가 늘어나고 있고, 미국 및 중국의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가격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구리 가격 상승은 국내 전선 및 재련 업체의 실적 호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원재료인 구리 가격 상승으로 세계 전력, 건설 업체들의 사재기 수요까지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 매출 확대를 예상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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