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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ㆍ美ㆍ中 배터리 전쟁...1위 수성 전략은 ‘고객’
-미국, 중국 자국내 리튬이온 배터리 증설 경쟁
-세계 1, 2위 다투고 있는 삼성ㆍLGㆍSK는 고객밀착형 개발 생산으로 수성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미래형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놓고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의 패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내연 기관 자동차 분야에서는 선발 주자에 100년 뒤진 중국이, 규모의 경제와 비관세 무역장벽을 앞세워 전기차 뿐 아니라 배터리 시장까지 장악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테슬라의 미국도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자국내 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에 삼성SDI와 LG화학 같은 세계 1, 2위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가 있는 우리나라도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수성에 나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슬라는 네바다주 리노 사막지대에 기가팩토리 1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 공장에서는 약 35GWh의 전기차 및 ESS(축전지)용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가 양산될 예정이다. 35GWh는 지난 2013년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다 더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다.

전기차 및 가정 및 기업용 ESS 시장을 노린 테슬라의 이 같은 공격에 중국도 가세했다. 중국의 CATL은 오는 2020년까지 50GWh급 공장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업체인 BYD의 현 생산능력 8GWh 보다도 6배 가량 큰 단일 공장을 만들겠다는 도전이다.

국내 업체들의 수성도 만만치 않다.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 및 IT 기기용 소형 제품을 더한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각각 20%내외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국내 및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거점에 즉시 공급 가능한 배터리 공장을 지속적으로 건설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 세계 최대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을 완료했다. 240MWh 규모로 40만개의 배터리가 24개의 컨테이너에 담겨 세계 최대 전기 저장 시장인 미국에 설치된 것이다.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해 미국 전력용 ESS 시장 규모는 590MWh로, 삼성SDI는 단숨에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도 이미 국내에 총 1.1Gwh의 생산 용량을 확보한 가운데, 전기차 12만대 분에 해당하는 최대 3GWh 크기의 추가 공장 건설에 나선다.

중국의 압박에는 중국공장 축소와 미국 및 유럽, 그리고 국내 공장 확대 전략으로 맞선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중국 공장은 최근 가동률을 20%까지 낮췄다. 대신 폴란드와 미국에 새 공장을 만들고, 또 국내 생산을 늘리며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트 미네랄 인텔리전스는 오는 2020년 중국 내 생산량은 107.5GWh까지 늘어나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 및 생산의 62%를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뒤를 이어 미국이 38GWh, 22%의 점유율을, 우리나라는 23GWh, 13%, 폴란드가 5GWh 3%의 점유율로 그 뒤를 쫓는다는 예측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의 이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독식이 현실로 나타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보급의 핵심인 보조금과 관련,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긴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에 대한 보조금 인증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다. 보조금을 노리고 난립한 전기차 업체를 정리하고, 무분별한 보조금 지금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 대상 업체를 8GWh라는 지금 단계에서는 어디도 만족시킬 수 없는 대형 생산 시설을 갖춘 곳으로 한정하겠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 자체는 IT기기 및 전기차, 또 ESS 시장 발전과 함께 급성장 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아직은 높은 생산 단가 등으로 보조금에 의존해야 하는 전기차 시장 특성상, 어느 한 업체나 국가가 자생적으로 독점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IT기기 및 자동차 회사들과 굳건한 협력 관계를 맺고 제품을 개발, 발전시켜온 우리 기업들의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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