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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외 신간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안종오 지음, 다신지식하우스) =영화나 드라마 등에 등장하는 검사의 이미지는 그닥 좋은 편이 못된다. 특권을 누리다 발각된 일부 나쁜 검사들,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특수부나 공안검사 등이 대중들이 만나는 검사의 모습이다. 16년차 검사가 쓴 이 책은 저자가 만난 다양한 인생군상과 죄와 인간을 저울질해야 하는 힘든 일에서 좌절하고 상처받으면서 중심을 잡으려는 검사의 모습을 함께 담고 있다. 저자가 먼저 만나게 되는 건 사건기록이지만 그는 그 뒤에 개인의 인생을 보려 애쓴다. 횟집 다섯 곳을 턴 할머니와 사는 소년의 이야기,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아르바이트 청년의 딱한 군입대 기피 사정, 어느 기업임원의 정치인 부정청탁 사건 등은 우리 사회 일면 그대로다. 삶의 끝자락으로 몰린 사람들과 마주하며 휘갈긴 메모 한 줄, 고소인의 하소연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건기록을 대한다는 것은 그 안에 얽혀있는 인생을 돌아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 편 한 편이 단편소설처럼 읽힌다.


▶한국인이 캐낸 그리스 문명(김승중 지음, 통나무) =그리스미술 고고학 연구는 우리와는 먼 분야로 여겨진다. 유럽문화의 근간을 연구하는데 동양인으로서 한계가 있으리란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현지 유적발굴작업과도기화(vase painting) 분야에서 정평이 난 김승중 토론토대 교수에겐 이런 낯선 시각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 한국인의 감성으로 쓴 이 책은 예술품을 매개로 그리스 문화의 특징인 신화와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새롭게 해석해낸다. 저자의 남다른 통찰을 보여주는 대목은 그리스의 시간관. 어느 상황 속에든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 영원 속에 고정시키려는 그리스인들은 시간개념의 새로운 혁명적 발상을 이뤘고, 특히 그리스 조각에 숨 막히는 긴장감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그리스 문화의 숱한 영웅들을 불러내 민주주의 제도의 탄생과 진행과정, 민주주의의 허와 실을 짚어내고, 당대 그리스 여성들의 삶과 로망, 비전도 들려준다. 단지 그리스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현재적 의미를 담아낸게 돋보인다.


▶후백야록-촛불 앞에서(김덕중 지음, 한림당) =노 언론인의 정치평론집 ‘후백야록’은 황현의 ‘매천야록’을 벤치마킹한, 유머러스한 제호가 우선 눈길을 끈다. 구한 말 조정의 부패, 무능에 실망해 고향으로 내려가 정치 사회 혼란상을 질타한 매천의 글쓰기를 모방한 셈이다. 저자는 현 시국이 당시와 혹사하다고 본다. 최순실 게이트 전후를 중심으로 현 시국을 한탄하며 쓴 글들은 맵다. 최순실 게이트의 후폭풍이랄 촛불집회의 의미를 짚어내면서 야권 정치인들의 위법, 오만의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문재인, 안철수, 손학규, 유승민 등 대통령 후보군 들에 대한 평가도 날카롭다. 망각해선 안될 일들, 난마의 매듭을 풀 해법 등 정치현안에 대한 깊은 통찰도 만날 수 있다. 언론이 미처 눈길을 주지 못한 한국 사회의 이지러진 구석들도 날카롭게 헤짚어 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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