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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남 암살조 잡아라” 긴박했던 블라디보스토크 추격전
[헤럴드경제=이슈섹션] 김정남 암살사건의 북한 용의자 4명을 잡기 위해 한국 정보당국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긴박한 추격전을 벌였다고 중앙일보가 28일 보도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러시아 측 협조를 구하지 못해 추격전은 실패했다.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은 사건 직후인 13일 공항 CCTV 등을 통해 북한 용의자들 신원과 이들의 출국 사실을 파악하고 즉각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사건 직후 상황을 공유해 온 한국 정보당국도 추격전에 가세했다.

김정남 암살 후 주도면밀하게 3개국을 옮겨다니며, 3박 4일 만인 지난 17일 평양으로 복귀하는 우회로를 택한 용의자 4명 중 홍종길의 CCTV 및 여권 사진.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재남(57), 오종길(55), 이지현(33), 홍송학(34) 등 북한 용의자 4명의 도주 경로는 주도면밀했다.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갔다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간 뒤 러시아 모스크바(추정)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갔다. 4박5일간 장장 1만6000㎞를 도주한 셈이다.

우리 정보당국은 추격 과정에서 북한 용의자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평양행 비행기를 탈 거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평양행 비행기는 매주 월, 금 낮 12시 20분에 출발한다. 금요일인 17일 평양행 비행기를 잡아야 한다.

정보당국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출국을 허용했다고 한다.

이날 밤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에 머물던 북한 국적의 이정철이 체포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의해 용의자로 지목된 북한 외교부 소속 2등 서기관 현광성, 고려항공 소속 김욱일은 북한 대사관으로 몸을 피했다.

정보당국은 추격전 상황을 외교부와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추격전이 한창이던 지난 16~17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심지어 18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윤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그러나 이때는 용의자들이 평양에 도착한 지 29시간 후였다.

당시 회담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은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이 정보당국의 추격전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를 놓고 청와대나 총리실이 상황을 주도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983년 버마(현재 미얀마) 아웅산 테러와 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직후 북한 용의자를 검거하면서 북한 소행임이 명백하게 드러난 바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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