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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VS 트럼프…스스로 꼬여버린 글로벌 경제정책
트럼프, 국경세 등 입장 오락가락
中 통화·러 제재 행정부와 엇박자
각국 정부·투자자들 혼란 부추겨

“어떤 말을 믿어야 하나”

미국 트럼프 정부의 글로벌 경제 정책 노선이 혼선을 빚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국경조정세와 유럽연합(EU)에 대한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또 중국 위안화 환율과 멕시코와의 무역, 러시아 제재, 이라크 원유 등을 놓고 트럼프와 행정부는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트럼프는 24일 “국경조정세가 미국 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경조정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그는 앞서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국경조정을 원하지 않는다”며 좀더 단순하고 직접적인 조치를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 주도로 추진돼온 국경조정세 안은 미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수입하는 품목에는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고 수출 품목에 대해선 면세하자는 것이다.

트럼프는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이전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는 24일 “나는 EU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그는 16일엔 “EU는 무역 부문에서 미국을 이기기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나는 EU가 갈라지든 함께 가든 신경쓰지 않는다. 그것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행정부간 ‘엇박자’도 심각하다.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던 트럼프는 중국 위안화의 인위적인 평가 절하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24일에도 중국이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하루 앞서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환율조작에 대한 어떠한 발표도 재무부의 4월 환율정책보고서 이전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신중을 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므누신은 “재무부 내 환율조작을 조사하고 살펴보는 과정을 갖고 있으며 그 과정을 거칠 것이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진행할 것이며 그 과정이 끝나기 전까지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트럼프는 23일 “멕시코와의 무역 적자가 700억 달러에 달해 지속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우리는 그러한 상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같은 날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국과 멕시코간 역동적인 무역 관계로 양국에 각각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면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 트럼프와 ‘엇박자’를 냈다.

러시아 경제제재를 둘러싼 트럼프와 행정부 간 이견도 눈에 띈다. 지난달 14일 트럼프는 “러시아가 우리를 돕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그는 지난 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크림 반도를 반환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가하면 트럼프는 지난달 21일 “우리는 이라크 석유를 챙겼어야만 한다”면서 “아마 또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라크를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미국은 이라크의 석유를 탈취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했다.

울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트럼프의 말을 미국 정부의 공식 성명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면서 트럼프의 소통방식을 문제삼았다.

투자자들도 트럼프의 정책노선을 해석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지난주 발표된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험이라고 우려하면서도 그의 정책들이 가장 큰 성장 부양책이 될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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