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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몽드 “김정남, 유쾌하고 친절…쿵후 영화 좋아해”
학창시절 외국인 친구 인터뷰

김정남 “김정일, 집에선 자상했던 아버지”



[헤럴드경제] 김정남의 학창시절 친구들은 김정남을 신사적이고 잘 눈에 띄지 않으며, 유쾌하고 평범한, 거드름을 피우지 않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25일(현지시간) 주말판 신문인 매거진 ‘M’에서 ‘평양의 저주 받은 아들’이라는 제목하에, 모스크바의 프랑스계 국제학교(초등)부터 제네바의 고교시절까지 김정남과 학창시절을 함께한 5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게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프랑스 브르타뉴지방에 거주하는 ‘델핀’이라는 친구는 김정남과 1980년대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학교를 함께 다녔다. 1980년대면 이미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돼 수업을 받을 때였다. 김정남은 가족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고, 고위 외교관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의 분위기상, 다른 친구들도 별로 궁금해 하지 않았다고 했다. 성도 ‘김’이 아닌 ‘리(LEE)’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남이 그림에도 소질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림재능이 있었던데다 유머러스해, 곧바로 만화계로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가 북한의 권좌에 올랐다면 지금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은 제네바에 오기 전엔 모스크바의 프랑스계 초등학교에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에서 5학년 당시, 김정남과 친했다는 친구는 김정남의 성을 ‘리(Ri)’로 기억했다.

한번은 친구들을 불러 집을 구경시켜줬는데 모스크바 시내 아파트의 한 층을 통째로 쓰고 있었고, 한 방에는 비디오테이프가 잔뜩 있었는데 김정남은 특히 쿵후 영화를 좋아했다.

김정남의 집에서는 10여 명의 어른이 김정남과 그의 사촌의 시중을 들었고 운전기사가 있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학교를 오가는 등 다른 학생과 크게 달랐다.

이 친구는 “당시 ‘얘가 아빠도 없이 모스크바에 와서 뭐하는거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정남의 또 다른 친구는 김정남이 마카오에 있을 때 외국 정보기관, 특히 한국측과 접촉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궁금해한 적이 있다고 했다. 김정남은 당시 이 친구에게 “북한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면서 “나는 정치적 야심이 전혀 없으며 자유로운 삶이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달 전쯤 김정남을 만났다는 이 친구는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허풍떨지 않았고, 가혹한 독재자들의 아들과 손자라는 사실을 불편하게 여겼다”고 전했다.

아버지 김정일에 대한 김정남의 개인적 평가부분도 흥미롭다. 학창시절 친구들은 김정남이 “아버지가 공적인 자리에서는 자신과 거리를 뒀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자상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김정남은 또 북한의 개방에 반대한 것은 김정일이 아닌 김정일 주위의 군부들이었으며, 자신이 아버지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했다.

한 친구는 “김정남은 김정일 사후에 자신과 가족의 삶이 위험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항상 프랑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김정남은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아들 김한솔을 만나기 위해 1년에도 몇 차례씩 파리에 들렀다고 한다.

그가 파리에 올 때마다 만났다는 한 친구는 김정남이 온다고 미리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고, 항상 도착하고 나서야 자신이 파리에 있다는 것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인터뷰에 응한 5명의 친구 모두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자극할 우려 때문에 얼굴을 공개하고 인터뷰하는 것은 거부했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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