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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카 부부는 백악관 ‘환경지킴이’?
-트럼프의 ‘보수적’ 환경론에 변화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탈퇴” 강경론에 변화
-맏딸 이방카 부부 입김
-백악관 내부 갈등 기류도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와 그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가 정부의 주요 정책에 입김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카 부부는 특히 환경문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보수 성향에 브레이크를 걸고 중도적인 진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 <사진=AP>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방카-쿠슈너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 중인 ‘환경규제 완화 행정명령’에서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 대한 비판적인 워딩을 빼는데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당시 제정된 환경 및 기후 규제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건의 행정명령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행정명령 초안에는 파리 기후협정 비판 입장도 담겼는데, 이 대목을 덜어내는데 이방카 부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WSJ은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쿠슈너와 이방카가 백악관의 기후변화, 환경문제(climate change and environmental issues)관련 (보수적인) 입장과 비교해 매우 중도적인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와 큰 사위 재러드 쿠슈너 <사진=AP>

이방카 부부는 환경 이슈뿐만 아니라 외교 정책에 중도적 목소리를 내면서 백악관 참모진들과 갈등을 빚기도 하는 등 내부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백악관 참모진은 대부분 보수 색채가 강한 인사로 환경 관련 경제 논리를 우선시하는 보수적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지구 온난화에 대해 ‘사기’라고 규정하며 “기후협약은 미국 기업을 해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오바마 정부에서 타결된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 시절 “기후협약 탈퇴를 위한 협상을 개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강경했던 트럼프의 ‘반(反)환경적’ 태도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 전 부통령과 만나 환경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면담 후 “공동의 분야에 대한 성실한 논의가 있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을 이끌어낸 건 이방카 트럼프로 알려졌다.

평소 이방카는 기후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이방카가 백악관에서 환경문제를 전담하는 참모로 활약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좌)과 그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가 2일(현지시간) 흑인역사문화박물관을 방문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빛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사진=AP>

이방카 스스로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구온난화 방지 등 기후변화와 관련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평소 환경문제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가진 이방카가 아버지에게 이 부분을 어필하면서, 조금씩 태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협약 탈퇴와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당선 이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 전 “반드시 탈퇴하겠다”며 강한 목소리를 냈던 것과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약과 관련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협의하고 있으며, 이 부분을 그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파리 기후협약 협상 논의는 미 국무부의 관할 영역으로, 대통령이 행정명령 발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탈퇴를 이끌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석유회사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장관은 파리 기후협약을 지지해왔다. 그는 장관 취임 전 청문회에서 미국의 기후협약 탈퇴 입장에 반대, 협약에 참여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bonjod@heraldcorp.com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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