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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학대 악몽②]봄은 아동학대의 계절?…해마다 되풀이되는 이유
- 겨울엔 두터운 옷ㆍ실내 활동 증가로 확인 어려워

- 개학ㆍ입학철 멍이나 상처 등 징후 발견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겨우내 얼었던 땅이 봄철 햇살을 맞으며 피어내는 아지랑이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러나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 주변의 아이들은 봄이 되면 학대의 징후를 내어놓고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지난해에 이어 봄이 돌아오자 아동학대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경기도 안산에서 계모가 “여동생을 괴롭힌다“며 의붓아들을 옷걸이 등으로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하고 이천에서는 친어머니와 외할머니가 3세 여자아이를 보챈다는 이유로 회초리와 훌라후프 등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 
헤럴드DB

급기야 전남 광양에서는 20대 아버지가 훈육을 이유로 2살배기 아들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자 시신을 해수욕장에 유기한 사건이 발생 2년 8개월만에 드러나기도 했다.

이 끔찍한 풍경은 낯설지 않다. 바로 1년 전 이맘때에서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사건과 여중생 미이라 사건, 평택 원영군 사건 등 숱한 아동학대 사건이 봄철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봄에는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급증한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펴낸 ‘2015 전국아동학대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1300~1400여건을 유지하던 아동학대 월별 신고건수는 3월이 되면서 1731건으로 급속하게 늘었다. 겨울철 이후 지속적으로 1500건 이상을 유지하는 신고건수는 겨울이 돌아오는 12월이 되면 1385건으로 급격히 줄었다.

겨울철에 아동학대 신고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은 겨울철 추운 날씨에 옷차림이 두터워져서 멍이나 상처 등 외관상 학대 흔적이 잘 드러나지 않고 방학과 추운 날씨로 아이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 남의 눈에 학대 피해 사실이 노출되는 일이 적기 떄문이다. 그러나 봄이 되면서 옷이 얇아지고 개학 등으로 아동들이 외부로 나오기 시작할 때 쯤이면 아동학대의 흔적들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아동학대 사태를 겪자 정부는 개학을 하고서도 학교에 나오지 않거나 입학 전 예비소집에 응하지 않는 아동의 수를 전수조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입학할 나이가 되어서도 예비소집에 나오지 않았고 그로부터 한달 뒤 숨진 채 발견됐던 원영이 사건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해야 하는 어린이 가운데 98명이 예비소집에 불참해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단순 불참일수도 있지만 이중에 아동학대 케이스가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 교육청은 예비소집에 불참한 아동 중 8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수사 의뢰 아동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미취학 연령의 아동이다. 탁아소나 유치원의 경우 초등학교와 달리 의무교육이 아닌데다 출결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이에 정부는 초등학교 입학전 마쳐야 하는 예방 접종 결과 등을 전수조사해 아동학대 발견율을 최대한 높인다는 계획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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