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해 필리핀에서 한국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 씨가 필리핀 현지 경찰에 의해 납치,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간 해외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벌어진 살인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가 필리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해외에서 살해된 우리나라 국민(재외국민 포함)은 ▷2012년 33명 ▷2013년 42명 ▷2014년 33명 ▷2015년 37명 ▷2016년 19명 등 총 164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가별로는 필리핀에서 피살된 국민이 전체 피해자의 29.3%인 48명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 21명 ▷중남미 19명 ▷중국 13명 ▷일본 10명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피살 국민 중 필리핀에서 살해되는 국민의 비율은 2012년 18.2%를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필리핀에서 살해된 우리나라 국민은 총 9명으로 전체의 47.4%에 달했다.
홍철호 의원은 “한국인 대상 범죄 수사를 지원하는 코리안 데스크가 설치된 곳이 필리핀과 베트남 뿐이며 그중에도 우리나라 경찰관이 파견을 나가 있는 곳은 필리핀 뿐”이라며 “경찰청은 현지 경찰에 코리아데스크가 설치될 수 있도록 해외 주요국에 적극 협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에 직원을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김귀찬 경찰청 차장은 지난 14일 필리핀 경찰청에서 로날드 델라 로사 경찰청장을 만나 ‘한-필리핀 경찰 고위급 회담’을 갖고 지씨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재발방지와 교민 범죄피해 예방대책 등을 논의하면서 이와 같이 합의했다. 델라 로사 청장은 “필리핀 경찰관들이 한국인 사업가를 납치·살해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며 필리핀 경찰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와 함께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관광객의 안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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