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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정신질환 논쟁’…“위험한 대통령” vs “나르시시스트일 뿐”
존 야무스 민주당 의원
“트럼프 정신 상태 신뢰 못해”
백악관에 정신과醫 상주법안 추진
학계등 퇴임청원운동 서명도 급증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의 ‘정신질환’ 논쟁이 미국 의학계, 심리학계를 넘어 정계로 확산되고 있다. 감정을 통제 못하거나 거짓을 진실인양 말하는 것을 놓고 “심각한 정신질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나쁜 행동을 정신 질환으로 볼 순 없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과 의회 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존 야무스(켄터키) 민주당 하원의원은 최근 유튜브에 올린 NAACP(미 흑인인권단체) 지부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신뢰할 수 없다.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트럼프는 그가 근무하는 곳(백악관)과 맞지 않다는 것을 매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위험한 대통령(a dangerous president)’”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라며 “정말 충격적(really disturbing)”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수갈채가 멈추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신경 안쓰는 것 같다”며 “그건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문제가 아직 탄핵을 거론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탄핵을 논할만한 범죄를 저지른건 아니다”라면서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정책적으로는 더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이 트럼프의 정신 건강 문제를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민주당의 테드 루(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백악관에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를 상주하게 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그는 “트럼프의 정신 상태를 신뢰할 수 없다”며 “4000개의 핵무기를 몇분내 발사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선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얼 블루메노이어(오리건) 하원의원은 최근 연설에서 수정헌법 25조의 ‘대통령 직무 불능 판단 기준’에 정신 건강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취임식 때 비가 내리는 것을 부인하는 등 반복적으로 거짓 발언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신적으로) 이상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공화당 몇몇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CNN이 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그동안 쉬쉬하던 트럼프의 정신질환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정치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정치권의 ‘정신질환’ 논쟁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명확한 근거 없이 상대를 비난하기 좋은 자극적인 무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각성을 더한 건 심리학계, 의학계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다. 지난 13일 미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35명은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의 심각한 정신적 불안’에 대한 경고 글을 게재했다. 그동안 미 정신건강기구의 윤리 규정 때문에 침묵했지만, 한 국가를 이끄는 대통령의 정신건강 문제에 더 이상 침묵하는건 위험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학계에선 정신건강 전문의가 평가하지 않은 인물의 진단 내용을 공개하는 행위를 비윤리적이라고 본다.

또 심리학자 존 가트너가 이끌고 있는 “트럼프가 정신적 문제가 있으니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청원운동에도 정신건강 학계 종사자 2만 5000여 명이 서명했다. 트럼프의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엔 하버드 의대 주디스 허먼 교수 등 미 정신과 의사 3명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당선인의 행동에서 과장, 충동성, 몽상이나 비판에 대한 과민반응, 환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6월엔 심리학자들이 당시 트럼프 대선후보가 ‘나르시시즘, 불일치, 과장(narcissism, disagreeableness, grandiosity)’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신의학협회 회장 마리아 오켄도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검사하지 않고 정신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것은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고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정신과 의사 알렌 프란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정상급 자기애주의자(narcissist)인 것은 맞지만, 정신질환은 아니다. 왜냐면 그가 불안과 장애를 겪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나쁜 행동은 오히려 정신질환의 드문 징후”라고 반박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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