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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주재원들, 김정남 피살로 ‘곤욕’
-北배후설에 입장 난처
-가능성 알아 딱잘라 말 못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 피살사건으로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주재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1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무역주재원들이 중국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김정남 얘기가 나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재원들은 중국인들이 김정남 암살사건을 거론할 때마다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재원들 조차도 김정남 암살은 북한 당국이 저지른 행위라는 것을 너무도 뻔히 알기 때문에 그 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북한 주재원들은 상대방이 김정남 얘기를 꺼내려 하면 다른 얘기 하자면서 말머리를 돌리려고 애를 쓴다”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현대화 공사를 거친 삼천메기공장을 간부들과 시찰하는 모습. 노동신문에 21일 공개된 시찰 사진에서 김정은은 환하게 웃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정은은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후 첫 공개 활동이었던 지난 15일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75돌 기념 중앙보고대회 참석 당시에는 어둡고 굳은 표정이 뚜렷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에 있는 한 북한 소식통도 “구체적인 정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수가 김정남의 암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국은 지난 19일부터 올 연말까지 북한산 석탄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나선 상태다. 석탄은 북한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기 때문에 북한의 외화벌이에 큰 차질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 영자 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순수하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른 대북제재 수순을 밟은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김정남 암살사건에 반발해 대북경고 차원에서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는 김정은 암살사건과 관련한 관영 언론과 민영 언론의 보도가 삭제돼 언론통제 논란이 있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에는 ‘김정남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엄청난 추측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라는 제목의 논평이 게시됐다가 접속이 차단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에서 김정남 암살사건과 관련된 보도는 단신형태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중 국경지역의 주민들은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북한 정권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중국을 왕래하는 모든 사람들의 입을 틀어 막기는 불가능하다”며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김정남 암살 소식은 이미 북한 전역에 번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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