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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혼밥’ 하는 아이들
어둠이 내려앉은 지난 16일 오후 6시30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샌드위치 전문점에는 초등학생들이 나란히 앉아 ‘혼밥(혼자 밥먹기)’을 먹고 있었다. 방학이라곤 하지만 빽빽한 학원스케쥴에 집밥 대신 패스트푸드로 저녁을 떼우고 있는 것. 이곳에서 만난 김재민(가명ㆍ13)군은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학원이 두개 더 늘었다”며 “샌드위치 가게나 편의점에서 저녁을 간단히 사먹는다”고 했다. 김군은 일주일에 2~3회는 이렇게 ‘혼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혼밥’ 현상이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외식 소비 행태 분석’ 보고서에서는 혼자 밥을 먹는 성인의 월평균 혼밥 빈도는 6.5회, 초등학생은 일주일에 2회 이상 혼밥을 먹는다 한다. 


결국 초등학생의 ‘혼밥’이 성인 평균보다도 많다는 얘기다. 성인의 경우 혼밥 식사는 자의반 타의반일 수 있지만, 초등학생의 경우는 빠듯한 학원 스케줄로 명백한 타의에 의해서였다.

수학, 영어, 과학, 논술, 음악 등 과목별로 5곳의 학원에 다니는 이시은(가명ㆍ13) 양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밖에서 밥을 혼자 먹고 있다”며 “학원 일정이 적은 화요일 목요일, 집에 일찍 가더라도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해서 혼자 저녁을 챙겨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출산율 높이기와 ‘저녁이 있는 삶’을 습관처럼 말하고 있지만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자연스레 밥상머리교육은 실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밥상머리 대화는 부모ㆍ자녀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대인관계를 맺는 방법을 자연스레 알려주고, 인성과 사회성, 정서발달뿐 아니라 건강한 신체발달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사교육 시장에서도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로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고 있는 이 때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때이다.

박세환 기자/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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