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vs 김정남 가족 다툼 거셀 듯
[헤럴드경제]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놓고 말레이시아와 북한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고조되고 있다.
19일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당국이 아닌 “유가족에게 시신 인도의 우선권이 있다”는 원칙을 밝히면서 이 사건을 조기 봉합하려는 북한과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는 추가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사건 초기만 해도 말레이시아는 북한에 관련 절차를 밟아 김정남 시신을 인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절차를 무시하며 부검에 강하게 반대하고 조속한 시신 인계를 요청하자 말레이시아의 입장도 바뀌었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는 17일 밤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부검을 반대했음에도, 말레이시아는 우리의 허락 없이 이를 강행했다”며 “우리가 입회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부검결과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또 “기초적인 국제법과 영사법을 무시하는 행위로 인권 침해이며 우리 시민에 대한 법적 권리의 제한”이라고 말레이시아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 측에 법규 준수를 요구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직접 나서 강 대사의 주장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결정적으로 19일 말레이 경찰 발표에서 김정남 유가족에게 시신 인도 우선권이 있다고 손을 들어줘 북한 측의 심기를 건드렸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날 “유가족에게 시신 인도 우선권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남의 유가족인 본처와 아들 1명은 중국 베이징에,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는 마카오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아닌 중국 측에 김정남의 시신이 인도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말레이 경찰 측은 김정남의 시신을 받으려면 유가족이 직접 말레이시아를 찾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며, 2주간의 시한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이 나서서 그의 시신을 찾으려 할지 미지수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또 이날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북한 국적의 리정철을 체포하고 범행 직후 출국한 다른 용의자로 북한인 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또 추가로 3명의 북한인 연루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과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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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 경찰부청장(왼쪽)과 압둘 사마흐 맛 셀랑고르주 지방경찰청장(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