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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내주 새 이민규제 행정명령 발동”…美 전역서 휴업ㆍ등교 거부
-이민자들의 경제 효과 보여주겠다는 의도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민규제 행정명령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는 이민자들이 트럼프의 반(反)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일제히 가게 문을 닫고 학교 수업을 포기했다.

이날 트럼프는 백악관 기자회견 도중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새 행정명령을 다음주 중으로, 늦어도 다음주 중반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달 트럼프는 이라크, 시리아 등 이슬람 7개국 출신들을 90일간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도록 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3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이 행정명령의 시행의 중지를 결정했고,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항소법원도 행정명령의 효력을 되살려달라는 미 정부의 항고를 기각했다.

이날 트럼프는 새로 발표될 행정명령은 “사법부에서 내린 결정에 잘 맞춰서 만들어진 새로운 명령”이라며 “처음 행정명령과 아주 조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텍사스주 오스틴 등 미국 주요 도시 이민자 자영업자들은 이날 하루 동맹 휴업을 했다. 이민자 출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반이민 정책의 표적이 된 멕시코계를 비롯한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동맹 휴업을 주도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 기습 단속,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등 각종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이민자 없는 날’ 동맹 휴업에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주최측은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이민자들은 하루 가게 문을 닫을 것을 권유했고, 사업체에 고용된 이민자들에게는 출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이민자 출신 학생과 교사에게는 하루 수업을 빠지라고 촉구했다. 모든 이민자들이 온ㆍ오프라인에서 돈도 쓰지 말자는 주장도 나왔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경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라 라사협의회 의장인 하넷 무르기나는 트위터를 통해 “의사부터 접시닦이까지 이민자들은 미국 일상생활의 필수”라고 강조했다. 라 라사는 멕시코계 미국인을 뜻한다.

USA투데이는 뉴저지주의 멕시칸 식당, 애리조나주의 식당과 카페 등은 수천달러의 매상 손실에도 불구하고 동맹 휴업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50개주 가운데 히스패닉 주민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뉴멕시코주의 학교에서는 이민자 가정의 학생 수백명이 등교하지 않고 집에 머물렀다.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 발표 이후 불법ㆍ합법 이민 여부를 떠나 다수의 이민자들이 강제 추방과 부당 대우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이민자들의 ‘실력 행사’에 반발하고 있다. 한 멕시코 식당이 문을 닫는다고 공지하자 손님 중 일부는 페이스북에 “앞으로 영원히 문을 닫아라” 등과 같은 비난 글을 올렸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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