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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만에 국정교과서 시범 철회…연구학교 ‘번복’ 또 나오나
-오상고, 국정 교과서 시범학교 철회
-3곳 중 2곳…남은 학교도 반발 충돌
-전교조 “철회 목표로 시위 이어간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구미 오상고가 3월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는 연구학교 신청을 하루 만에 포기했다. 명단에 남아있는 경북 문명고와 경북항공고에 대한 철회 요청도 거세지고 있다. 해당 학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두고 학교와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상고가 학생 및 학부모, 교사 등 내부 구성원들과 전교조 등 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구미 오상고 학생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에 반발해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오상고는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철회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상고는 연구학교 지정 신청 과정에서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초중등교육법 32조에는 학교교육과정의 운영방법 결정과 교과용 도서를 선정할 때 학교운영위원회를 반드시 열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곧장 학내 구성원들과 교육단체의 반발을 불러왔다.

지난 16일 오상고 학생 100여명은 학교 운동장에서 연구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경북도내 15개 시민ㆍ교육단체로 이뤄진 경북교육연대 등은 박기원 오상고 교장을 만나 철회를 요구했다. 박 교장은 “이렇게 파장이 클 줄 몰랐다”며 “경북도교육청에 신청 철회의 뜻을 전달했다”고 백기를 들었다.

오상고와 함께 연구학교 지정 신청에 나선 경북항공고와 문명고에서도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줄을 잇고 있다. 이들 학교 역시 신청 과정에서 당연히 밟아야 하는 절차를 무시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북항공고는 오상고와 마찬가지로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지 않고 신청서를 냈다. 문명고는 학교운영위원회 표결은 통과했으나 당시 학교 재단 측의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학교 신청에 반대한 교사를 보직해임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 회원 10여명은 이날 문명고를 찾아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했다. 오는 20일에는 경북도교육청을 찾아 항의하기로 했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릴레이 1인 시위 등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목표로 집회를 이어간다”며 “개학이 올수록 학생과 학부모가 가세한다. 시위 규모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했다. 연구학교가 아니라도 국정 역사교과서를 보조교재로 나눠줄 수 있다는 교육부 입장에 대해서는 “국민 심정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이제 (국정 역사교과서를) 포기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 학교명단이 드러나자 해당 학교와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헤럴드 DB]

17일 오전 문명고 재학생과 학부모, 졸업생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학교를 방문해 항의 의견을 전달했다.

학교 홈페이지에도 연구학교 지정 찬반을 담은 글 수백 건이 올라오는 등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한편 경북도교육청은 2곳 학교에 대한 지적내용들이 철회로 이어져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적되는 문제들은 모두 알고 있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차질이 없는 한 예정대로 절차를 밟는다”고 했다. 이어 “심의가 이뤄지는대로 교육부에 결과를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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