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 도제반 대비 취업률 30% 이상 높아
-기업 우수인재 선점효과…맞춤형 인재 양성에도 유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애플리케이션(앱)의 코드가 잘못됐네. 철자 하나만 잘못 입력해도 프로그래밍이 실패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공업고등학교 도제교실. 이곳에서 기업현장교사로 활동 중인 백승명 영일교육시스템 팀장이 PC 앞에서 ‘시스템온칩(SoC) 프로그램’ 개발 실습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실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생들의 질문 사항을 하나씩 들어주고, 직접 바로잡아 줬다. SoC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이나 TV를 비롯해 홈네트워크나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기판이다. 백 팀장의 조언에 따라 명령어를 수정하자 컴퓨터에 연결된 태블릿PC에서 원하던 앱이 생성됐다.
[사진설명=지난 8일 서울 용산공고 도제반 학생들이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기술 등의 기본인 핵심 기판을 설계가는 ‘시스템온칩(SoC) 프로그램’ 개발 실습을 하고 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
수업에 참가한 서울 용산공고 전자과 2학년 박준영(18) 군은 “학교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이 출근하는 직장에서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 좋다”며 “학교를 다니면서도 현장을 오가며 기술을 배우고, 졸업 후에도 해당 회사에서 취업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 덕분에 마음 편하게 기술을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군이 이처럼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특성화고 학생이면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하이버스’에 출근하는 수습직원이기 때문이다. 박 군이 2~3학년 2년간 학교와 회사를 오가며 직업교육을 받는 것은 바로 ‘도제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일하며 교육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도제학교는 학기 절반은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받고 절반은 기업에서 실전기술을 가르치는 게 특징이다.
용산공고에서는 올 1학기부터 도제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박 군과 같은 학생 25명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가해 교육을 받고 있다. 또, 서울전자고, 세명컴퓨터고, 광운전자고, 성수공업고 등에서도 각각 25명의 학생들이 도제학교 프로그램 참가자로 선정 돼 용산공고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용산공고 학생들은 지난해 두 달은 학교에서 국ㆍ영ㆍ수 등 교양수업을, 한 달은 기업체 명장들이 강의하는 이론수업을 들었고, 나머지 한 달은 각자 계약을 맺은 회사로 출근해 현장 교육을 받았다. 전영길 용산공고 부장은 “산업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보고 분석하며 교육을 받다보니 학생들의 이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응용 능력이 훨씬 탁월해진 것을 느낀다”고 했다.
도제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것은 바로 학생 신분으로도 회사를 다니며 월급을 받고, 졸업 후에도 탄탄한 직장으로 취업도 보장된다는 점이다. 기업 역시 우수한 인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이들에게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용산공고 전자과 2학년 문관훈(18) 군은 “현장에서 살아있는 기술을 학생 신분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큰 기회”라며 “여기에 130만원이 넘는 큰 돈을 월급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도 높고, 부모님도 좋아하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9개교로 시작한 도제학교는 지난해 60개교(학생 2674명)로 확대했다. 첫 해부터 도제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했던 9개 학교에선 올해 461명에 이르는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의 취업률은 79.8%(3일 기준)에 이른다. 비도제반 취업률(약 48%) 보다 30% 이상 높은 수치다.
[사진설명=도제반 학생들은 취업이 보장된 각 기업에서 나온 기업현장교사로부터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기술에 대해 직접 전수받는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
교육부는 올해까지 198개교(학생 약 7000명)로 도제학교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참여기업도 800여개에서 약 2500개로 확대된다. 도제교육 대상을 서비스ㆍ정보기술(IT)ㆍ경영사무 등 특성화고의 모든 전공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2학년 때 시작되는 도제훈련 시기도 1학년으로 낮춘다. 이를 위해 예산 600억원을 투입해 도제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연구시설도 늘릴 예정이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2년 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학생과 기업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거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높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도제교육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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