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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초 곡성에 도입된 ‘조선대 기숙몰입형독일어과정’ 관심 폭발
6개월 기숙형 독일어몰입교육...학비없는 독일유학 첫 실험







[헤럴드경제(광주)=박대성기자] “제1기 과정 학생들을 모집해 한달 간 수업을 해보니까 제일 힘든 점이 ‘제발 잠 좀 자라’입니다. 학생들이 밤 늦게까지 몰래 공부하느라 제때 잠을 안자 잠 재우는게 제일 고충입니다.”

전남 곡성군 죽곡면 ‘강빛마을’에 국내 최초의 ‘독일어 기숙몰입교육과정’을 개설한 조선대 독일어문화학과 김옥선 교수는 강의 만족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강빛마을 독일어 기숙몰입교육과정이란, 독일유학을 꿈꾸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젊은이들에게 6개월간 단기 기숙형 몰입교육을 통해 대학유학에 필요한 등급시험(B2) 취득까지 취득케 한 뒤 독일진출을 돕자는 차원에서 고안됐다.

이 곳 ‘강빛마을’은 참여정부 때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화중 이사장과 고현석 대표(전 곡성군수)가 화장산 기슭 대황강이 보이는 물 맑고 공기좋은 곳에 조성한 전원주택 겸 펜션단지.

서울대 캠퍼스커플(CC)였다는 부부는 순천 독일마을 구상이 답보에 이르자 고 대표의 고향에 강빛마을을 조성해 대체재로 삼았다고 한다.


곡성군 화장산에서 내려다 본 강빛마을펜션단지 전경. 박대성기자/ parkds@heraldcorp.com



올부터는 학비가 없는 독일로의 유학을 준비중인 학생을 육성해보자며 사단법인 독일유학후원회가 조선대 독일어문화학과에 위탁해 국내 첫 기숙몰입형 독일어과정을 1월3일 제1기 과정을 개설해 19명이 1개월여 기숙사에서 공부하고 있다.

독일 대학교육의 장점은 90% 이상이 국립대학으로 구성돼 있고 등록금(학비)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유학비용을 마련못해 애태우는 서민 자녀들도 독일에서의 생활비만 충당된다면 독일유학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 독일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곳 강빛마을 독일어몰입교육과정(6개월코스)은 ‘독일유학후원회’가 지원하고 있어 수강료(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다만, 6개월간 기숙사에서 생활하기때문에 식비와 숙소비 등으로 월 50만원(교재비 20만원 별도)씩 6개월 과정에 총 320만원이 소요된다.

독일어나 프랑스어 등 유럽언어를 배우기 위해 연간 수천만원이 드는 것과 비교할 때 시간과 비용 면에서 장점이 많은 편이다.

강빛마을 독일어학원 측은 부잣집 자녀보다는 독일로 진출하고 싶지만 경제력 면에서 곤란함을 느끼거나 의지가 뚜렷하고 인생목표가 확실한 청년이라면 면접 후 입학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 교육생 19명이 강원도 인제, 경북 영양, 부산 등지에서 소문을 듣고 골고루 지원하고 있지만, 주말에 오가는 불편때문에 원정학생보다는 가까운 지역학생이 많이 왔으면 하는 솔직한 바람이 있다.


곡성 강빛마을 독일어학원에서의 수업 장면. 박대성기자 / parkds@heraldcorp.com



고현석 대표는 “요즘 대학졸업해도 취업이 안돼 청년실업이 심각한데, 학비가 무료인 독일 같은 해외진출도 고려해봄직하다”며 “독일유학이나 취업을 보장해주지는 못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언어를 습득한다는 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 취지는 독일유학이나 취업을 희망하는 대졸 이상 학력자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독일로의 조기취업을 꿈꾸는 젊은이나 국내대학 독일어학과로 진학하기 위한 학생도 있는 등 모아보니 사연이 다양했다.

제1기 과정의 나이는 갓 고교를 졸업한 19살부터 25살까지, 지역과 성별, 나이대도 제각각이었다. 고졸,대졸, 휴학계를 낸 대학재학생까지 골고루 구성돼 있다.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유학을 꿈꾸는 김평강(25.여)씨는 “독일유학을 통해 오페라가수가 돼 성악의 본고장인 유럽에 도전해 한계도 알아보고 싶고 큰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어 이곳에 지원했다”며 “서울은 경제적인 부담이 크고, 지방은 독일어학원도 별로 없어 꿈을 펼 기회가 없는데 이런 곳이 있어 너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김범도(19) 군도 “독일진출을 위해 독일어학원에 물어보니 기간도 1년이상 걸리고 연간 수강료도 2000만원은 투자해야 독어시험에 합격한다고 해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이곳을 알게 됐다”며 “국내대학에 재수하려고 학원비에 몇천만원 깨지는거 보다 해외로 눈을 돌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황강을 낀 강빛마을 풍경. [사진=강빛마을]



수업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정규수업을 마친 뒤 저녁에 그룹스터디 2시간, 개별과제학습 2시간까지 하루 최소 10시간 이상 독일어몰입교육을 받고 있다. 강사진 역시 풍부한 강의경력의 독일어전공 강사와 원어민강사 등 3명의 강사진, 그리고 조대 독일어학과 김옥선 교수가 대강(代講)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24시간 독일어로 생활하고 배우다보니까 우리가 예상했던거보다 몰입교육 효과가 커서 깜짝 놀라고 있다”며 “대학에서는 학생들에 질문을 해도 서로 답변을 안하려고 하는데, 여기 학생들은 서로 얘기하려고 해서 독어를 경험한 그룹과 초보그룹간 수준차는 있지만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어로 생활하다보니까 어떤 학생은 집에가서 잠을자는데 잠꼬대를 독일어로 해서 그의 어머니가 화들짝 놀라면서도 흡족해했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상담차 부산에서 왔다는 이모(57.여)는 “서울에서 학교다닌 딸이 가보라고 전화가 와서 남편과 함께 이 곳 곡성까지 와서 상담을 받아보니 여러면에서 매우 만족스럽다”며 “2기 모집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몰입교육과정을 도입하다보니 일부 난관도 겪었다.

1기에 모집된 한 학생은 몰입교육에 대한 부담으로 첫날 이탈했는가 하면 전국에서 학생이 몰리다보니 주말에도 집을 안가고 남겠다는 학생도 있다.

또한 어학원 측은 6개월 과정에도 목표한 독일어등급시험(B2)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희망자에 한해 2개월 과정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독일유학후원회는 후학양성을 내걸고 ‘삼성꿈장학회’로부터 4600만원을 후원받았지만, 학생들과 함께 숙식하며 자원봉사 격으로 강의하는 강사진의 강의료 대기도 버겁고 언제까지 적자를 보면서 운영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코레일관광개발이 펜션을 운영하 듯 뜻있는 호남 연고기업이 나타날 경우 강빛마을 운영을 맡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도 더 늘고 후원금이 더 모여야 기숙사비용도 더 저렴하게 책정하고 지역의 후학도 양성할 수 있지만 아직은 여력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어학원 측은 독일어몰입과정이 안착할 경우 프랑스어나 스페인어 같은 제2외국어 과정도 도입해 ‘몰입교육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갖고 있다.

고현석 대표는 “독일어 기술몰입교육은 독일유학후원회가 지원하는 독일유학 후원사업의 핵심사업으로 우리나라 초유의 교육사업으로 매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체계를 갖추고 있다”면서 “개천에서 용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부유층 자녀와 달리 경제적 취약계층은 기회마저 박탈되기때문에 이런 서민들 자녀에 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고현석 대표는 재선 곡성군수를 지냈으며, ‘충청도 아내’라는 김화중 이사장은 30여년 간의 서울대교수와 국회의원, 장관을 지낸 ‘부창부수’ 부부로 유명하다.

제2기 독일어 기숙몰입교육생 및 독일유학준비장학생 입소 희망자는 오는 17일(금)까지 곡성군 강빛마을 독일어학원(061-363-5366,5367)에 상담하면 된다.

고 대표 부부가 운영하다보니 눈코뜰새없이 바빠 전화문의보다는 상담예약 후 강빛마을에 들러 시설도 둘러보고 수업도 지켜보면서 상담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강의는 3월6일부터 8월25일까지 6개월(24주) 과정이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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