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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유관 재허가에 다시 농성 나온 美 원주민들
-원주민ㆍ환경운동가, 다코다 송유관 재허가에 농성장 복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원주민 오글라라 수족인 클래런스 롤랜드(26)씨는 지난 8일(현지시간) 새벽 1시 30분 노스다코타주(州) 스탠딩록 캐논볼에 도착했다. 미 육군이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을 재허가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천막 농성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8월 스탠딩록에 와서 천막 농성을 하다 육군이 송유관 허가를 취소한 이후 올해 1월 집에 돌아갔던 그는 한 달 만에 다시 농성장을 찾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영하의 추위에도 어린 아이들까지 데리고 농성장을 찾은 롤랜드 씨는 “우리 사람들을 지지하기 위해 돌아왔다”고 말했다.

10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원주민과 환경운동가들이 스탠딩록 농성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미 육군이 스탠딩록 원주민 보호구역을 지나는 다코다 송유관 건설을 재허가한 데 대해 반대 시위를 하기 위해서다.

쿠마예이족인 로라 힌만(24) 씨는 “지금은 여기 있어야만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공사 현장인 오하헤호를 식수원으로 살고 있는 스탠딩록 수족은 지난해 3월부터 공사장 안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였다. 이후 다른 100여개 원주민 부족들과 환경운동가들이 동참하면서 전국적 원주민 저항 운동으로 확대됐다.

미 육군은 당초 송유관 건설사인 에너지 트랜스퍼 파트너스(ETP)에 건설 허가를 내줬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결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허가를 취소했다.

당시 조 엘렌 다시 미 육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승인 거부 사실을 밝히면서 “문제를 가장 책임감있고 신속하게 마무리하는 최선의 길은 송유관이 들어설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과거 에너지 트랜스퍼 파트너스에 투자했고, 해당 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기부금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코타 송유관 건설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육군은 불과 2개월 만에 입장을 바꿨다.

스탠딩록 수족 측은 이같은 결정이 불법적이라며 건설 중단을 위해 소송전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스탠딩록에서 다섯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수족 프랭크 아참볼트(45) 씨는 “송유관 건설 현장은 경계가 매우 삼엄하다”면서 “건설을 막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불안하다. 사기 당하고 배신 당한 느낌”이라며 “과거 사례들을 볼 때 송유관이 건설되면 환경이 파괴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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