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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늘었는데 弱달러, 왜?
1월 23만명 늘어 4개월來 최대치
실업률 상승·임금 인상률 둔화
트럼프 환율전쟁·예산처리 우려도


미국의 1월 고용 지표가 달러 반등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는 일자리 ‘순풍’에도 불구하고 공식 실업률 및 실질 실업률이 오르고, 임금 인상률은 둔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가 6월 이후에나 인상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 ‘팔자’로 이어졌다. 이와함께 6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의 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의회 처리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트럼프의 환율 전쟁 우려도 투자심리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의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올해 달러화가 약세를 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자리 훈풍 속 미 주가↑ 달러↓= 3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2만7000명(계절 조정치) 늘었다. 이는 4개월만에 최대치이며,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수치다. 당초 블룸버그 조사 결과 월가는 17만5000명 증가를 예상했었다.

이 소식은 미 경제 성장세가 탄탄하다는 증거라서 주가와 달러에 호재다. 실제 이날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가 올 들어 최대폭 올라 2만선을 회복하고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3대 지수 모두 상승했다. 특히 이날 트럼프가 금융 규제인 도드-프랭크법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으로 금융주 랠리가 펼쳐졌다.

반면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산정하는 달러 지수(DXY)는 전일 대비 약 0.1% 하락한 99.73을 기록, 주가와 대조를 이뤘다. 이날 달러 지수는 오전 장중 한때 100.26까지 치솟았다가 장 후반 들어 상승분을 반납하고, 결국 약세로 마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시장 분석가는 “1월 일자리 수는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세부 내용이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실업률은 4.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이같은 실업률의 상승은 실업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구직 단념자들이 고용 호조에 따라 노동시장으로 복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직 단념자와 비자발적 실업자 등을 포함한 미 실질 실업률은 종전의 9.2%에서 9.4%로 0.2%p 높아졌다. 이는 ‘풀 타임(full time) 정규직’으로 이직하려는 시간제 노동자수가 24만2000명 증가한 탓이라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USA투데이는 이어 1월 일자리 급증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경제분석가들은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지난 2015년 월 평균 22만6000명에 이어 지난해 18만7000명으로 둔화한 뒤 올해는 약 16만명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앞으로 실업률이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관측했다.

1월 미 임금 상승률이 전월 대비 둔화한 점도 우려를 키웠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26달러로, 한 달 전보다 0.12%, 전년 동월에 비해선 2.5% 상승했다. 하지만 월가에선 전년 대비 2.9% 상승을 예상했었다. 지난 12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임금 상승률이 2.9%를 기록했었다.

미 금리 인상 6월 이후 유력…“달러화 올해 약세 띨 것”=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경제분석가는 USA투데이에 “실망스러운 임금 인상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수그러져 미 연준이 6월 전에는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BS의 필립 위 외환 분석가는 배런스에 “달러화는 올해 연준이 더욱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으로 랠리를 펼쳤다”면서 “하지만 미 실업률이 4.8%로 이미 역사적으로 저점 수준을 보이는 점과 임금 상승률 둔화와 빚을 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확대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회 반발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이 섣불리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외환 운용사 AG비셋의 울프 린달 기업최고경영자(CEO)는 배런스에 “올해 미 경제가 놀랄 만큼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지 않는 한 달러화는 약세를 띨 공산이 크다”고 봤다.

하지만 아직 월가에선 트럼프 경기진작책의 효과로 길게 보면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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