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People & Data] 한국정치 탁류에 휩쓸린 반기문의 20일…‘외교 경륜 역할론’ 명예회복 기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일 전격 대선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이날 아침 아내와 상의하고 불출마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를 옆에서 도왔던 실무진도 그의 불출마 결정을 기자회견 직전까지 알지 못했다.

한때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까지 기록했고, 불출마선언 직전 여론조사에서도 13.1%를 기록하며 국내 정치적 기반 없이 시작한 그로서는 선전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귀국 이후 3주간의 일정을 숨가쁘게 소화하며 달려왔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이슈가 됐다. 

대권행보를 이어갔던 그가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이중적인 모습과 인격살해에 가까운 ‘가짜’ 뉴스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치교체 명분은 실종되고 자신과 가족, 10년간 근무했던 유엔에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애초 국내 정치적 기반이 없는 그가 국내 정치에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국내 있던 다른 대선주자들과 출발선부터 달랐다. 그런 그가 정치교체를 내걸고 나왔을 때 그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그러나 그는 시민들의 궁금증을 조기에 풀어주는데 미흡했다. 공식 캠프 구성은 늦어졌고 이로 인한 내부 조율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권력욕이 없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곳에서 그는 권력욕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정치)꾼이 될 수 없다”고 했고, “보수 소모품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네거티브를 헤쳐갈 수 있는 정치적 멘털리티(정신력)도 약했다.

반 전 총장은 불출마 선언 이후 특별한 계획 없이 당분간 생각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10년간 걸친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외교 전문가로서, 한국 외교의 원로로서의 반 전 총장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USK(United States of Korea) 꿈꿨다”=반 전 총장은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 대통합을 위해 ‘합중국(合衆國ㆍUnited States)’ 형태의 국가를 만들고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을 참여하는 연립정부를 세우는 꿈을 실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2일 연합뉴스에 “반 전 총장은 ‘철저한 지역 안배’를 원했다. USK(United States of Korea)를 꿈꿨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철저하게 지역 안배를 해서 더는 소외당하는 지역이 없도록 해야 하고, 지역 패권주의는 이제 종식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한다.

또 자신은 외치(外治)만 전담하면서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를 각료로 임명하고 전권을 맡기는 형태의 연립정부 구상을 밝히며 “내가 안 되더라도, 백의종군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