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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만 남겼다”…반기문 불출마에 외교부 뒤숭숭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전격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외교부 내에서는 복잡한 심경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우선 반 전 총장이 어려운 도전에 나선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중도 낙마한데 대한 안타까움이 읽힌다. 외교부 관계자는 2일 “안타까울 뿐”이라며 “전직 유엔 사무총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국가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소중한 자산인데 상처만 남게 됐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외교부가 반 전 총장을 지원하는 것처럼 비쳐진데 대한 부담감도 감지된다.

반기문 캠프에 외교부 출신인 김숙 전 유엔대사가 사실상 컨트롤타워로 참여하고 오준 전 유엔대사, 김봉현 전 호주대사, 새누리당 의원을 지낸 심윤조 전 오스트리아 대사 등이 대거 합류했던 상황에서 대선 후폭풍이 밀려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되고 올 하반기 장ㆍ차관급을 제외하더라도 대규모 대사급 고위 인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야권 대선주자가 당선될 경우 주요국 대사에 외교관 출신이 아닌 인사들이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외교소식통은 “가뜩이나 외교관들의 부적절한 행위나 이러저러한 문제들로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데 대선 국면에서 이러한 여론이 어떻게 반영될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외교부가 반 전 총장 캠프를 지원하는 것처럼 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위치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공헌한 것에 대한 예우를 갖춘 것 뿐”이라며 “반 전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도 외교부의 전문성은 높아졌겠지만 예산이나 조직 측면에서는 반드시 유리하다고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외교부 출신의 한 인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고 동북아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치적 인사는 우리 외교의 입지만 좁아지게 할 것”이라며 “외교문제를 정치화하면 할수록 우리의 국제적 입지는 좁아지고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좁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외교부 안팎에선 조직 관리 측면에서라도 전략적으로 야권 대선주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신대원ㆍ문재연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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