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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리내린 美연준…트럼프 환율전쟁 힘 받는다
-연준 기준금리 동결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 후퇴
-금리 인상 시점 6월 이후 유력
-1월 美 고용지표 등 주목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 미국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대로 동결되자 월가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 한발 후퇴하고 있다. 달러강세를 저지하려는 트럼프의 환율전쟁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열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금리를 현행 0.5∼0.7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 금리선물 집계 결과, 올해 미 금리가 세 차례 인상될 확률은 종전의 42%에서 36%로 내려왔다. 향후 금리 인상 시점은 오는 6월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5∼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지난해 6월 의회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제공=AP]

▶美 금리 동결 왜?=연준은 이날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일자리가 증가하고,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moderate rate)로 팽창하고 있다”면서도 “물가가 최근 몇 분기동안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아직 목표인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이다. CME 그룹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약 4%에 그쳤었다.

연준은 앞서 지난해 12월 1년만에 0.25%포인트 금리를 올린 바 있다. 하지만 2006년 6월 이후 지금까지 미 금리 인상 횟수는 두 번에 그쳤다. 현 재닛 옐런 의장과 전임 벤 버냉키의 지휘 아래 연준의 금리 인상은 상당히 더디게 이뤄져왔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 트럼프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연준이 잠시 사격을 멈춘 상태라고 전했다.

린드세이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시장 분석가는 FT에 “연준은 아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이 짙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면서 “연준이 트럼프 재정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길 원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 마크 돔스 선임 경제분석가(전무 이사)는 미 경제전문방송 CNN머니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와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트럼프의 경기진작책과 세금 인하 효과를 잠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금리인상 전망 후퇴…통화전쟁 본격화=이날 FOMC 성명은 추가 금리인상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앞서 지난달 금리인상을 지체하면 물가 상승과 금융불안과 같은 ‘기분나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면서 점진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CNN머니는 “미 금리 인상이 트럼프를 괴롭힐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올해 몇 차례 미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시장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채권시장은 이미 추가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10년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해 11월 선거 전날 1.8%에서 현재 2.5%로 올라 있다.

다만 시장에선 미 금리 인상 시점이 6월 이후가 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FT는 6월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면서도 만약 트럼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경제 지표들의 강세가 지속되면 연준이 그 전에 금리 인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 금리 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변수로 오는 3일 나오는 미 1월 고용지표를 비롯, 미 물가지표, 미 연준 의사록 등을 꼽는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 한풀 꺾이면서 트럼프 정부의 통화 절하 게임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날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 일본, 독일을 수출 부양을 위해 화폐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조작국으로 싸잡아 비난했었다. 이 여파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100선이 무너져 지난해 11월 미 선거 이전 수준으로 밀려났다. 이날 달러가치는 미 경제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반등했으나 미 금리 동결로 소폭에 그쳤다.

ING 팀 컨던 분석가는 “우리는 미국이 통화 절하 게임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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