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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테흐스 연일 트럼프 비난…교황청도 우려 “장벽은 안돼”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연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판했다. 이번엔 비난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난민과 무슬림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 금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철회를 요구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는 “(이 행정명령은) 조속히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적이 테러리스트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엔 수장이 유엔 활동의 최대 기여국인 미국의 정책을 정면 비판하면서 폐기를 요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날 ‘난민과 관련한 유엔 사무총장의 성명’에서 “각 국가는 테러단체 조직원의 침투를 막기 위해 국경을 책임있게 관리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하지만 종교와 인종, 국적과 관련한 차별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나 행정명령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고 철회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한층 비판 강도가 세졌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05∼2015년 유엔의 난민 문제 총괄기구인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를 지낸 국제 난민 전문가다.

교황청도 우려를 표했다.

교황청 국무 부장관을 맡고 있는 안젤로 베치우 대주교는 1일 이탈리아 가톨릭방송인 TV2000과의 회견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멕시코 국경 장벽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연히 우려가 존재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를 잇는 다리를 만들어야지, 벽을 세워서는 안된다”며 “모든 기독교인들은 이런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치우 대주교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사회와 문화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통합할 것을 누차 강조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 장관에 이어 교황청 서열 3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2월 멕시코 순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당시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이던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 공약과 관련, “다리를 만들지 않고 벽만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어디에 있건 간에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종교 지도자가 어떤 사람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수치”라고 즉각 반발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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