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초 건강, 액땜은 없다 ②] 설에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 방치하면 우울증 돼요!
-증상 가볍다 해도 심하면 수년간 통증 지속될 가능성도
-두통ㆍ메스꺼움ㆍ어지러움 등 외상에 불면증ㆍ공포감…
-후유증 오래가면 우울증까지…“초기부터 적극 치료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이번 설 연휴 때 고향인 경북 구미에 있는 본가에 다녀온 회사원 오모(39) 씨. KTX를 타려다 가족과 함께 움직이기 편하고 인근 친척 집까지 들러야 하기에 승용차를 이용했다. 자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일 부모님을 생각하며 서둘렀다가 그만 동티가 났다. 잠깐 들른 휴게소에서 빠져나오다 그만 접촉사고가 난 것. 사고 당일 별다른 증상이 없고, 고향 가는 길이 급해 대충 수습만 하고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연휴 내내 통증에 시달린 끝에 귀경길 운전도 겨우 했다. 오 씨는 “목과 허리가 아파서 일을 제대로 못해 반차를 내고 병원에 다녀왔다”고 했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잦다. 갈 길이 멀고 마음은 급한 데다,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졸음 등으로 추돌ㆍ충돌사고가 자주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2015년 설 연휴 기간에 교통사고 100건당 사상자 수는 평균 191명으로, 평일(154.8명)보다 23% 많았다는 도로교통공단 자료도 있다. 

설 등 명절 때에는 급한 마음에 교통사고가 나기 쉽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명절 교통사고는 차가 밀려 속도가 빠르지 않아 가볍게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이 미약해 며칠 쉬면 낫겠지 하고 방치하면, 통증과 후유증이 심하게는 수년간 지속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는 정차 중 뒤차와 추돌해 다친 경우가 가장 많다. 강동경희대병원 척추센터 한방재활의학과의 조재흥 교수는 “뒤차와 추돌하며 충격이 가해지는 순간 목이 뒤로 휘었다가 바로 앞으로 튕겨 나가고 다시 뒤로 꺾이게 된다”며 “이때 경추(목뼈)의 신경, 인대, 근육이 과도한 움직임으로 인해 손상을 받게 되는데, 이를 ‘편타성 손상(whiplash injury)’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후유증의 대표적 증상은 목의 통증과 움직임 제한(뻣뻣함, 안 돌아감)이다. 허리 통증, 두통, 메스꺼움, 어지러움, 두근거림, 팔다리 저림 등의 증상도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사고 이후 특정 부위의 피부 변색, 발톱이 안 자라는 현상, 통증이 전신을 옮겨 다니며 나타나는 현상, 반신에서만 땀이 나는 경우 등 예기치 않은 증상도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MRI(자기공명영상)ㆍCT(컴퓨터 단층촬영) 같은 검사를 해도 정확히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1~2주 치료하면 없어질 줄 알았던 통증이 6개월, 1년, 심지어 수년간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

사고 직후 목, 허리 등만 아프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이 동반된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후유증이 오래갈 수도 있다. 조 교수는 “‘단순 교통사고라서 괜찮겠지’ 했던 환자가 예상치 못한 장기간의 통증으로 심신이 같이 무너지는 경험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재 교통사고 후유증의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 방법은 없다”며 “다만 한방에서는 어혈, 즉 혈액의 흐름이 정체돼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발전해 자칫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사고 이후 불면증, 불안감, 공포감이나 외상이 없는 데도 가슴이 조이듯 아프고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조 교수는 “교통사고 당시 초기에 잘 치료하지 않으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이 장기화 돼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며 “가벼운 증상이라도 방치하지 말고 조속히 진료해야 하며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인내심을 갖고 통증이 습관화되지 않도록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사고 유형에 따라 환자의 증상, 경과, 예후 등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전문 치료기관의 선택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의료계에서는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양ㆍ한방 협진 진료를 하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 있다. 조 교수는 “협진 프로그램은 검사를 통해 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환자, 주사 혹은 약물 치료가 필요한 환자, 한방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구분해 진료하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TIP! 교통사고 후유증 예방법]

▶통증이 심할 때 운동, 과도한 움직임을 피한다.

▶사고 후 3~4주가 지나면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한다(골절, 신경 손상 환자 제외).

▶4주 이상 경과 시 통증이 있더라도 운동을 시작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식과 음주를 피한다.

[도움말=강동경희대병원]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