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를 받은 문화체육관광부 간부들은 연극 ‘개구리’가 상영된 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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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헤럴드경제DB] |
국립극단이 지난 2013년 가을에 공연한 연극 ‘개구리’의 대사 중 “우리 딸애 작년에 기말시험 본 거 있잖아요. 그걸 가지고 커닝했다, 점수 조작했다… 옛날 같으면 그냥 탱크로 확!”이라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대사에 나오는 ‘우리 딸’은 박 대통령을, ‘기말시험’은 대통령선거를, ‘점수조작’은 득표 수 조작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개구리를 연출한 박근형(55)작가는 해당 연극을 통해 2012년 대선 부정선거 논란을 풍자했다. 당시 박 작가는 “현재 권력을 가진 쪽을 신랄히 풍자하는 게 예술”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의 조사에서 연극이 상영된 후 박 작가에 대한 지원금 중단 등의 조치가 이뤄진 것이 확인됐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2014년 상반기에 청와대에서 ‘뭐 이딴 빨갱이 연극을 가만히 놔뒀느냐’”며 난리가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내용이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연극 ‘개구리’의 여파는 문체부 인사과정까지 영향을 미쳤다. 당초 2014년 하반기 1급 승진 대상자였던 예술정책국장이 박 작가에게 창작지원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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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풍자하는 연극 '환생경제'를 보며 폭소를 터트리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 (사진=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러나 과거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 시절, 당시 현직 대통령이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 ’환생경제‘를 관람하며 박장대소했다.
해당 연극은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선보인 공연으로 노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욕설 때문에 논란이 됐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연극은 연극일 뿐 뭐가 문제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타인을 향한 풍자에는 한 없이 관대하고 자신을 향한 풍자에는 ‘즉결심판’을 내리는 박 대통령의 행동은 네티즌 사이에서 공분을 일으켰다.
young2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