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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 이것만은… ①] 손주 돌보다 허리 삐긋…‘노인 명절증후군’ 경계령
-손주 돌보고 차례 준비 도우느라 쉴새없는 노년층 무릎ㆍ허리
-‘노인 명절증후군’으로 발전…1ㆍ2월 척추질환 환자 크게 늘어
-손주 육아 탓 손목터널증후군도 증가…“대수롭게 넘기면 안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온 가족이 모여 맛난 음식을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뜻 깊은 명절이다. 그러나 명절이 유쾌하게 다가오지 않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있다. 손주 돌보랴, 차례 준비 도우랴…. 연휴가 지나고 나면 허리, 손목 등 삭신이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토로하는 노년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를 ‘노인 명절증후군’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관련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노인 명절증후군’, 손주 육아ㆍ가사 보조 ‘이중고’ 탓=‘노인 명절증후군’의 경우 대부분 과도한 육아와 가사 때문에 발생한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이미 평소에도 손주를 돌보는 이른바 ‘황혼 육아’ 중인 노년층은 육아 탓에 허리 등에 이미 무리가 가 있는 상태여서 가벼운 충격에도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5년 5~7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손주를 돌보고 있는 조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9.4%가 “손주 돌보는 일이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명절에 장기간 쪼그리고 앉아 음식을 만드는 등 관절에 무리 가는 자세가 반복될 때 노화로 인해 쇠약해진 노년층의 무릎이나 허리 등에 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명절 때 손주 육아, 가사 보조 등을 한 뒤 허리, 손목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이른바 ’노인 명절증후군‘ 환자가 늘고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1~2월 척추 질환 환자, 여느 달보다 2배 많아” =노인들이 손주를 돌보면서 가장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허리다. 아이를 안아 올리거나 내려놓을 때 갑자기 허리에 큰 하중이 실리게 되는데, 이는 노년층의 관절 노화, 근력 저하 등과 겹쳐 허리 관절 손상을 부추길 위험이 크다. 특히 급성 요추 염좌를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설이 있는 1월이나 2월은 척추 질환 진료 인원이 여느 달보다 2배 가량 높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설 연휴가 있던 2015년 1~2월의 척추 질환 월평균 진료 인원은 약 126만3000명으로, 같은 해 월평균 진료 인원(약 66만8000명)보다 약 2배 많았다. 특히 손주를 돌보려면 주로 의자보다 바닥에서 생활하게 되고, 수시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노년층의 척추에 부담이 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백 원장은 “명절 준비에 육아까지 담당하는 중년 이상의 여성 환자들은 명절 직후 내원이 크게 증가한다”며 “특히 급성 허리 염좌로 인한 통증을 많이 호소하는데 쉬면 일시적으로 호전되지만 통증을 방치하면 척추와 척추 사이의 수핵이 탈출해 허리디스크 같은 척추 질환의 위험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자신의 병을 알리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녀들이 부모의 건강을 세심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백 원장은“노화로 인해 척추 관절이나 디스크 등이 이미 쇠약해진 상태에서 육아와 명절 노동에 시달리게 되면 노화가 더 촉진되고 때로는 심각한 손상을 입기 쉽다”고 말했다.

▶“40대 이상 여성, 손목터널증후군 조심해야” =명절에 손주를 돌본 뒤 자주 아파지는 곳이 또 있다. 바로 손목이다. 특히 아이를 안거나 젖병을 물릴 때 손목에 힘이 집중되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목의 시큰거림이 자칫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번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오형탁 부평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로 이뤄진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두꺼워지거나 수근관 내 압력이 높아져 신경을 압박하며 생긴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4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약 78.4%가 여성, 약 60.3%가 40~50대로 집계될 만큼 중년층 이상 여성의 발병률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하는 병이다.

중년 여성에게 손목터널증후군이 빈번하게 발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집안일로 인한 과도한 손목 관절 사용을 꼽을 수 있다. 게다가 자식들의 맞벌이로 인해 손주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잦은 손 사용이 손목 질환을 더욱 부추긴다.

오 원장은 “손의 감각이 둔해지고 저림 증상이 있어도 혈액 순환 장애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상당수가 운동 기능 장애가 나타났을 때 병원윽 찾는다”며 “손목에 저린 증상과 특히 야간에 찌릿한 통증으로 숙면이 힘든 불편감이 있다면 진료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충고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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