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조선ㆍ해운 불황과 부정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부산지역 소매유통계가 최악의 시즌을 맞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조성제 회장)는 25일, 1분기 부산지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부산지역 소재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이며 응답 업체는 188개체다.

부산지역 소매유통업 경기, 7년 만에 최악

조사에 따르면 1분기 부산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71’을 기록해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2분기 ‘67’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특히 1분기는 전통적으로 설명절과 입학ㆍ졸업 등으로 인한 시즌 특수가 존재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전망지수(RBSI)가 최악의 수준을 보인 것은 소비경기에 대한 지역 유통가의 우려가 그 만큼 깊다는 것이다.

RBSI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100미만이면 경기 부진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1분기 지역 유통업계의 체감경기가 최악의 상황이 예상되고 있는 데는 불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9월 발효된 청탁금지법이 설 명절 특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설 명절 전 10일 간의 매출에 대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 것으로 응답했고, 청탁급지법으로 5만원 이하 상품의 매출비중이 86%로 나타나 지난해 70.8%와 비교해도 15.2%p나 증가해 매출단가 또한 크게 하락하고 있다.

업태별로도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 업태에서 매출 부진이 심화될 전망이다. 업태별 경기전망지수(RBSI)를 보면, 최근 AI 등으로 주력 품목인 신선품의 가격 상승으로 매출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지수가 ‘68’을 기록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 외 백화점 ‘79’, ‘슈퍼마켓 ‘70’, 편의점 ‘84’ 등도 모두 기준치(100)를 크게 하회했다.

2016년 4분기 실적지수도 ‘59’로 최악을 면치 못했다. 이는 2016년 3분기의 ‘98’과 비교하면, 무려 39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마저도 무너지고 있어 향후 지역 소매유통업계의 경기는 더욱 불투명해 지고 있다.

한편, 1분기 지역소매유통업계의 가장 큰 경영애로는 ‘수익성 하락’이 될 전망이다. 응답업체의 46.0%가 이를 가장 큰 애로로 지적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유통규제 12.8%, 자금사정 악화 11.4%, 인력부족 9.0%, 정책 비일관성 8.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