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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7000원짜리 유니폼 입고 호주오픈 테니스 16강 진출 ‘돌풍’
[헤럴드경제]영국의 테니스 선수 대니얼 에번스(27)가 직접 구매한 1만7000원(19.99호주달러) 짜리 유니폼을 입고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에 오른 사연이 화제다.

세계 랭킹 51위 에번스는 지난해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한 번도 16강에 진출한 적이 없는 선수였다.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 성적은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 등에서 기록한 3회전(32강) 진출이었다.

키 175㎝로 테니스선수치고는 왜소한 체격인 에번스는 ‘무명 선수’나 다름이 없었다.

호주 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처음 16강까지 오른 그의 사연을 소개했다.

에번스는 원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후원을 받고 있었으나 지난해 말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다.

나이키는 에번스에게 재계약 제의를 하지 않았고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직접스포츠 용품 매장에 들러 유니폼을 사야 했다.

에번스는 18일 이번 대회 2회전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에서 “인근 유니클로 매장에서 19.99 호주달러(약 1만7000원)를 주고 흰색 셔츠를 샀다”고 밝혔다.

후원사 로고가 전혀 없는 흰색 상의를 입고 2회전에서 2014년 US오픈 우승자 마린 칠리치(7위·크로아티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에번스는 20일 3회전에서 버나드토믹(27위·호주)까지 따돌리며 기세를 올렸다.

토믹은 에번스와 ‘악연’이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2012년에 에번스는 토믹의 연습 상대로 나서기로 돼 있었지만 토믹의 아버지이자 코치인 존 토믹이 “에번스는 기량이 너무 떨어져서 우리 아들의 연습 상대로도 적합하지 않다”고 퇴짜를 놓았다.

2012년 당시 에번스는 세계 랭킹 30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었고 토믹은 50위 안쪽의 선수였기 때문에 토믹 아버지의 말이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설움을 톡톡히 당했던 에번스는 이후 절치부심, 2013년 US오픈 2회전에서 토믹을 3-1(1-6 6-3 7-6<4> 6-3)로 꺾었고 이번 대회 3회전에서도 3-0(7-5 7-6<2> 7-6<3>)으로 완파하는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 만나 모두 승리를 따냈다.

에번스는 토믹을 물리친 뒤 기자회견에서 “버나드나 그의 아버지와 잘 지낸다”며 “2013년 US오픈 경기가 끝나고 버나드의 아버지가 라커룸에 와서 ‘수고했다’고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후원 계약 역시 이 대회가 끝나면 곧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생애 처음으로 50위 이내 진입을 확보한 에번스는 “용품 회사에서 브랜드 로고가 새겨지지 않은 티셔츠를 많이 보내줘서 이번 대회 유니폼 걱정은 더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에번스는 22일 열린 16강에서 조 윌프리드 총가(12위·프랑스)에게 1-3(7-6<4> 2-6 4-6 4-6)으로 져 8강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 그의 상금은 22만 호주달러(약 1억9000만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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