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최고기록 경신

2016년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16년 지구의 온도가 20세기 평균치보다 섭씨 1도 가량 상승했으며, 역대 가장 높았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구의 온도는 3년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NOAA는 지난해 전 세계 육지와 바다의 평균 온도가 화씨 58.69도(섭씨 14.83도)로 20세기 평균치인 57도(13.88도)보다 1.69도(0.95도)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도 화씨 0.07도 오른 수치로, NOAA가 계측을 시작한 1880년 이래 최고 온도다.

NOAA는 2000년대 들어 2005년, 2010년, 2014∼2016년 다섯 차례나 지구 최고 기온 기록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NASA도 자체 기록을 토대로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2015년보다 화씨 0.22도가 상승했다며 역대 최고였다고 전했다. NASA는 기록의 확실성이 95% 이상이라고 밝혀 62% 신뢰도를 보인 NOAA 기록보다 지난해 지구 기온 신기록이 수립됐을 가능성을 더 크게 점쳤다. NASA 기록에 따르면 지구는 2001년 이래 17번 중 16번이나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했다.

NASA는 19세기 말과 비교해 지구가 섭씨 1.1도 이상 더워졌다면서 기온 상승을 가능한 한 섭씨 1.5도 미만으로 묶으려던 인류의 노력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구 온난화를 “거짓”이라고 치부했지만, 이는 외면할 수 없는 사실임이 드러난 셈이다. 트럼프가 지명한 스콧 프루이트 미 환경보호청(EPA) 청장도 이날 발표를 듣고 지구 온난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강조하면서,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한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분석했다.

마크 매즐린 런던칼리지대 기후학 교수는 FT를 통해 “지구 최고 기온 기록은 트럼프 당선인이라도 무시할 수 없는 명백한 경고음”이라며 “지구 온난화가 중단됐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개빈 슈미트 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장은 “지구 기온 상승의 80∼90%는 인간이 만들어낸 장기적인 경향이며 10% 정도가 엘니뇨(적도해수온상승)와 같은 자연적인 가변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언제 섭씨 1.5도(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설정한 목표치)를 넘어설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