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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도로 신호등 ‘괄호등’을 아시나요”
-서울시, 시민이 디자인 한 노란우체국등 공개
-안전ㆍ경제 등 5개 분야…공공시설 적용 검토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한강시민공원 반포나들목 자전거도로의 횡단보도 양 끝에는 밤이 되면 2m 높이 ‘괄호’ 모양 등이 켜진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자전거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불을 켜고 신호음을 울린다.

쉼표 모양의 쉼표등도 있다. 횡단보도 50m, 20m 전에 설치되어 있다. 보행자가 있으면 불을 깜빡거려 자전거가 미리 속도를 줄일 수 있게 한다.

서대문구 천연뜨란채 아파트의 107동 우편함 옆에는 이곳 주민들만의 ‘노란 우체국’이 있다. 이곳에는 이웃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친근감 있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톡톡 카드’와 ‘감사 라벨’이 있다. 이웃 간 소통단절을 풀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만든 디자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디자인 거버넌스’를 통해 만든 안전 등 5개 분야 사업에 대한 결과물을 17일 공개했다. 디자인 거버넌스 사업이란 시민들이 직접 사회문제를 찾고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는 공공디자인 활동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한강공원 야간 자전거 안전운행 유도 디자인(안전) ▷이웃 간 갈등해소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경제) ▷뇌성마비 아동의 의복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복지) ▷즐겁고 깨끗한 한강공원 만들기 문화 디자인(환경ㆍ위생) ▷간접흡연 방지를 위한 서비스 디자인(건강) 등 5개 분야 사업에 디자인을 적용했다. 괄호등과 쉼표등은 안전, 노란 우체국은 경제 분야의 결과물이다.

뇌성마비 아동의 의복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은 실제 뇌성마비 자녀를 둔 어머니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장애 특성 상 필수용품인 턱받이와 무릎덮개가 다양화되어 있지 않아 불편하다는 사연이었다. 이를 위해 국립재활원 연구원, 봉제인 등이 모여 각 연령대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했다. 개발된 디자인을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사회적협동조합과 연계하는 방안도 세웠다.

즐겁고 깨끗한 한강공원 만들기 문화 디자인은 한강공원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쉼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의견이 주제였다. 앞으로 돗자리를 갖고 오지 않아도 공원 어디서나 앉아 쉴 수 있는 ‘라운지 체어’ 대여 시스템이 쉼 문화를 주도한다. 한강 잔디공원에는 다목적 폴(pole)도 생긴다. 낮에는 눈에 띄는 색깔로, 밤에는 조명이 들어오는 가로등이 된다.


간접흡연 방지를 위한 서비스 디자인은 서울시 전 지하철역 출입구 10m 이내가 금연구역임을 확실히 인지시키기 위한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지하철역 내 입구로 나오는 계단과 옆 벽면을 활용해 10m를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10m=스무 발자국’이라는 글자를 표시하도록 기획했다. 재미있는 동물 디자인도 더했다. 서울메트로 등과 협의하고 실제 설치할 역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사업 모든 단계에는 시민들의 참여가 빛났다. 디자인 전공 학생부터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10~15명 시민들이 팀을 이뤄 디자인을 만들었다. 각 팀은 5개월여간 매주 1회 이상 모여 문제를 진단하고 각자 전문성을 발휘해 개발에 임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19일 시청에서 ‘디자인 거버넌스’ 사업에 참여한 시민들이 모여 한 해 결과를 공유하는 디자인 톡톡쇼를 연다. 5개 사업 제안배경과 문제해결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변태순 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정말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해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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