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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임명한 대사들 사표내라”…80개 대사직 수개월 공백 ‘우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 80개 대사직이 당분간 공백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위험한 움직임”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고려로 임명한 해외 주재 미국 대사들에게 오는 20일 취임일까지 모두 주재국에서 떠나라고 지시했다. 15일(현지시간) NBC방송은 국가, 국제기구 등을 합쳐 80개 대사직이 한꺼번에 공석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임 대사들은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수십명을 임명하려면 몇 달은 걸릴 전망이다.

NBC는 한국, 일본, 중국이 미국 대사없이 초조하게 말썽많은 이웃 북한을 지켜보게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는 20일 이임하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오바마의 측근으로 꼽힌다.

대선 기간 중국에 날을 세웠던 트럼프는 지난달 테리 브랜스테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중 미국 대사로 지명하기도 했다. 브랜스테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오랜 친구’로 꼽힌다. 하지만 브랜스테드의 임명은 의회의 정밀 검증을 거쳐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민감한 지역에서 몇달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줄리안 스미스는 “한 나라가 미국 대통령과 직접 연결되는 라인이 없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만일 미국과 다른 나라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교섭담당자 없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잉글랜드대학교의 스콧 루카스 교수도 “하루아침에 대사들을 다 내보내는 것은 절대적으로 위험한 움직임”이라며 “트럼프는 ‘우리가 정권을 맡았고 규칙을 정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매우 신중하지 못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활용 등 이전 대통령과 다른 트럼프의 통치 스타일도 이같은 대사 공백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요란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면 미국 대사는 맥락을 전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줄리안 스미스는 “혼합된 메시지는 매우 위험한데, 대사는 어떤 불안도 진정시킬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나라들은 트위터나 보도자료를 읽고 추측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정권이 바뀌면 정치적 고려로 임명된 대사들은 물러난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거나 주재국에 문제가 있어 해결해야 하는 경우 등에는 몇 달간 ‘유예 기간’을 갖기도 한다.

정치적 고려로 임명된 대사는 대부분 대통령의 후원자 등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비영리 저널리즘 단체인 공공청렴센터에 따르면 이같은 외교관은 전체의 35%를 차지한다. 나머지 65%는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아 승진한 경우라고 NBC는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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