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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춘설·러 유착설…트럼프 “모두 가짜 뉴스야”
“러시아가 해킹 배후였다고 생각”
대선개입 첫 인정…관련설은 부인
“두 아들에게 기업경영 맡길 것”
공직-사업간 이해충돌 우려 불식
전문가들 “답변 기대 못미쳐”

“모두 가짜 뉴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첫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의 관련설, 사업과 대통령직 수행 간의 이해충돌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대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자신의 약점 자료를 확보했다는 보도는 거짓이라고 해명하며 “병자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미국의 정보기관이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면 “엄청난 오점”이자 “망신”이라면서 “나치 독일이나 할 법한 행동”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는 이날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해킹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러시아와 자신의 관련설을 일축했다. 그는 “러시아가 대선 해킹의 배후였다고 생각한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것은 부채가 아닌 자산이다. 러시아와 사업적 거래도 없고 돈을 빌린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미국을 이끌게 되면 러시아는 어느 때보다 미국을 더 존중하게 될 것이다. 중국, 멕시코, 일본 등도 우리를 훨씬 더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의회 지도부에게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다룬 기밀해제 보고서를 브리핑하면서 러시아가 트럼프의 약점을 잡았다는 내용의 자료도 첨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앞서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인의 2013년 모스크바 방문 당시 호텔에서 촬영된 매춘부와의 섹스비디오를 갖고 있다는 등의 미확인 정보를 담은 35쪽 분량의 문건 전문을 공개했다.

CNN은 미 정보당국이 트럼프 당선인에 망신스러운 정보들을 러시아가 갖고 있다는 내용을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모두에게 브리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는 자신을 둘러싼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그룹의 경영에서 물러나고 두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에게 사업을 맡길 방침을 내놨다. 그는 “이 자리에 있는 두 아들이 앞으로 트럼프그룹을 이끌 것”이라며 “두 아들은 저와 (회사 운영에 대해) 상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 세계에 고급 골프장, 리조트, 호텔을 거느린 트럼프그룹의 소유자로, 재산이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재산은 신탁하고, 회사 경영권은 두 아들과 한 중역에게 맡긴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또 대통령 재임 기간에 해외사업을 새롭게 진행하지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같은 조치는 대통령 취임 후 공적 업무가 트럼프 개인의 사업과 이해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백지신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충돌의 소지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기대에 못 미치는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백악관 윤리자문 수석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 미네소타대학교 교수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과거 그가 갖고 있던 모든 이해충돌의 요소를 지금도 그대로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의 사업 파트너가 누구인지, 그가 누구에게 빚을 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윤리자문 변호사로 일한 노먼 아이젠은 CNN을 통해 “비극적으로 트럼프의 계획은 모든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선거법률센터의 래리 노블 사무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경솔한 행동은 스캔들과 부패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며 “저와 많은 사람은 윤리와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강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이래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자산을 백지신탁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산을 미국 국채에 투자하며 백지신탁에 준하는 조처를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백지신탁을 하지 않겠다”며 자녀들에게 사업을 맡기겠다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사업 규모가 방대해 백지신탁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현실적으로 트럼프그룹을 경영할 독립적인 신탁회사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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