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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에 백기 든 피아트 크라이슬러 “멕시코 공장 폐쇄할 수도”
세르조 마르키온네 CEO, 디트로이트 모터쇼서 발언

美에 10억달러 투자, 2000명 추가 고용 발표 이후

BMW는 멕시코 공장 설립 예정대로 추진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동차 기업 때리기’에 압박을 느낀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멕시코 공장의 폐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간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매우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면 멕시코 내 자동차 생산은 비경제적인 운영이 될 것”이라면서 “생산 공장을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산 공장 철수는 꽤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멕시코 살티요 및 톨루카 지역에서 지난해 기준 연간 50만3000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86%가 미국과 캐나다에 판매된다. 멕시코 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 중 21~52%는 미국 업체로부터 납품된다. 따라서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멕시코 공장의 문을 닫을 경우 파급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키온네 CEO가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미국 투자 계획에 감사의 뜻을 표한 후 몇시간 지나지 않아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앞서 8일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성명을 내고 총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들여 2020년까지 미국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의 공장 설비를 교체하고 2000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 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2000명을 추가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드는 지난주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대신 미시간을 비롯한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포드와 피아트 크라이슬러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기업을 연일 비난하며,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때문에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비롯한 자동차 기업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토요타 역시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하겠다고 9일 밝혔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향후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의 정책을 지켜본 후 멕시코 공장의 폐쇄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마르키온네 CEO는 “우리는 명확한 것을 원한다”며 “만약 관세가 달라진다면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러 자동차 기업이 몸을 사리고 있는 가운데 BMW는 멕시코 공장 설립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끈다.

이안 로버슨 BMW 세일즈ㆍ마케팅 총괄사장은 9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북동부 산루이스포토시주에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BMW가 10억달러를 투자해 짓는 멕시코 신공장에서는 북미에서 판매되는 BMW 3시리즈를 생산할 예정이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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