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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붕괴로 숨진 60대 청각장애 딛고 꿋꿋히 일해 안타까움 더해
유족 “순수하고 쾌활했다…26일에도 현장서 다쳤는데 계속 일 나가”
소방당국, 남은 매몰자 구조 총력…“1%도 사망했다 보지 않아”


[헤럴드경제=서울 종로구 건물 붕괴사고 현장에서 매몰됐다가 21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인부 김모(61)씨가 청각장애를 앓고도 꿋꿋히 일해온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8일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씨 빈소에 오후 3시 20분께 김씨영정이 설치되자, 유족은 참았던 눈물을 다시 터뜨렸다.

7남매 중 둘째인 고인의 형제자매는 고인을 “오빠” 등으로 수차례 부르며 목놓아 울었다. 고인의 아내와 두 아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고인의 넷째 동생은 취재진과 만나 “형님은 순수하고 쾌활하고 활동적인 사람이었다”면서 “귀가 좀 어둡고 말씀을 잘 못 하셨지만, 동생들에게 뭐라도 해주려 하는좋은 형이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혼자 낚시를 하러 가서 잡아온 고기를 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한다.
소방당국이 서울 종로구 낙원동 호텔 건물 철거공사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동생은 “형님은 지난달 26일에도 같은 현장에서 돌이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몇 바늘 꿰맸었다”면서 “그런데도 바로 다음 날부터 계속 일을 나갔다. 혹시 일감이 끊길까 봐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날(7일) 오전 11시30분께 종로구 낙원동의 한 숙박업소 건물 철거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져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김씨와 조모(49)씨가 지하에 매몰됐다.

소방당국이 밤샘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이날 오전 6시58분께 지하 2층에서 김씨를 먼저 발견했다.

김씨는 발견 당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으며,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인은 ‘압사에 따른 질식사’로 확인됐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숨진 김씨는 청각장애가 있었던데다 말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을 고려하면 김씨가 구조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변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발견 당시 김씨의 얼굴은 무너져내린 건물 잔해 때문에 짓눌렸지만, 누구인지 식별이 가능했다고 한다.

이를 본 김씨의 부인은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지하 2층 깊이에 매몰됐던 김씨가 어디에 있는지는 전날 구조견이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계속 흙더미와 건물 잔해의 붕괴가 진행됨에 따라 김씨가 매몰된 위치에서 비교적 가벼운 포크레인을 동원하고 소방대원이 수작업 끝에 사고 발생 21시간 만에야 김씨를 찾아낼 수 있었다.

소방당국은 아직 매몰된 조모(49)씨를 구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조씨 구조 예상 시간과 관련, “정확하게 잡을 수 없다. 포크레인 투입을 위해 경사로를 만들면 양쪽 옆 건물이 붕괴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있어 구조작전이 3차례나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1%라도 (조씨가) 사망했다고 보지않는다. 생존해 있다고 보고 계속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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