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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S 찾은 안철수… 韓 기자들로부터 외면, 이유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기자는 ‘읽힐 것’을 찾는데 본능적 후각을 가진다. 그렇게 훈련받는다. 무엇이 독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은 기자들의 ‘만성 질환급’ 쯤 된다. 국민의 당 박지원 전 대표는 기자들의 전화를 잘 받기로 유명하다. 회의 등으로 전화를 받지 못할 경우, 12시간 이내에 반드시 ‘콜백’이 온다. 박 전 대표는 ‘예수님도 기자들이 온 다음에 돌아가셔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기자들의 전화를 받는 횟수와 관심의 정도는 정치인의 영향력과 정비례 한다. 그래서 여기 또 한명의 정치인에 눈길이 간다. 2012년 9월 ‘돌아가는 다리를 불살랐다’며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던 정치인이다.

[사진설명=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왼쪽 세 번째)가 개막 첫 날인 5일 오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를 방문해 미국 포드자동차 부스에서 현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안 전 대표는 포드 부스와 현대자동차 등 여러 기업의 부스를 둘러봤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한국 시각으로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 참석을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안 전 대표는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이번 CES에서 스마트홈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가전분야에 적용된 최신 기술동향 등을 중점적으로 둘러봤다. 현장에서 그는 현대차와 포드 등에 탑재된 인공지능 기술 등에 대해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행사장에서 안 전 대표에 따라붙은 한국 기자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행사장에서 봤던 안 전 대표 곁에는 그래도 2~3명 정도의 한국 기자들이 따라붙어 그에게 현안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이번 CES 참관은 사실상 ‘칩거’를 끝낸 뒤 첫 행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사안이었다. 물론 안 전 대표가 과거와 같은 대선 후보 지지율을 가졌다면 그렇다.

안 전 대표가 칩거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2월 29일 부터다. 당시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안 전 대표는 김성식 의원을 지지했지만, 김 의원이 주승용 의원에게 큰 표차로 패하자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당 단배식에도 참석치 않았다. 이후 1주일가량 시간이 지난 후의 첫 공식행보가 CES 참석이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행보엔 세간의 관심이 쏠리지 않는다. 안 전 대표가 방문한 CES 현장에선 한국에서 간 기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간혹 올라오는 기사들 역시 사진기자들이 올린 짤막한 캡션 사진 기사가 전부다. 안 전대표를 CES 행사 현장에서 직접 본 한 기자는 “포드 전시장에서 말만 몇마디 듣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무도 그가 ‘안철수’라는 걸 모르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그가 기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을 기자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엔 CES 일정이 매우 빡빡하게 돌아가고,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마감 일정이 겹치면 관심이 있어도 안 전 대표의 CES 방문을 취재키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여기에 김영란법 시행 이후 CES에 참가하는 한국 언론사 수와 기자 수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한국 기자들의 관심 밖 사안으로 밀려난 것은 낮은 지지율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올해 1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전국 유권자 1520명을 대상(총 통화시도 7151명. 응답률 21.3%)으로 조사한 1월 1주차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주중집계 결과에서 이재명 성남 시장(10.2%p)에 안 전 대표는 4위(6.7%p)를 기록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8.5%p를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해 큰 격차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안 전 대표의 입지는 당 내에서도 흔들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28일 개혁보수신당은 대선 후보를 낼 자격이 없다며, 비박계와의 연대에 반대 뜻을 밝혔지만,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박계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국민의당의 창업주 격인 안 전 대표의 의지가 당 내부로부터도 배척당하고 있는 셈이다.

당분간 안 전 대표를 둘러싼 정치환경은 그를 더욱 고립 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ES 참관을 계기로 ‘칩거’를 풀고 대외활동을 할지 여부도 일단 미지수인데다, 대선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들도 ‘될 사람과 안 될 사람’을 구분하는 경향이 짙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선 일정이 다가올 수록 경쟁구도 내에 들어가지 못한 대권 후보들은 소외되기 마련이다”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귀국과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 고공행진, 최순실 사태로 지지율이 급등한 이재명 성남 시장의 3강 구도로 대선판이 짜여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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