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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열대의 서구 조선의 열대’외 신간 다이제스트
▶열대의 서구 조선의 열대(이종찬 지음, 서강대학교출판부)=‘열대질병’이란 용어는 영어권에서 모즐리가 1806년에 쓴 ‘열대열병, 군사작전, 그리고 서인도제도의 풍토‘에서 나왔다. 이는 서구가 열대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즉 열대열병에 대한 유럽의 지리적인 인식은 서인도제도라는 열대 공간과 밀접히 관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식민지 개척을 위한 군사작전의 측면에서 이해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서구를 열대적 지평에서 들여다본 야심찬 시도다. 무엇보다 열대와 근대화가 어떻게 얽혀있는지 촘촘히 들여다본 탐색이 흥미롭다. 현재 우리의 열대인식은 조선의 연장선상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희의 인간학에만 초점을 맞춘 조선 사대부들은 자연학을 배제, 인간학으로 쏠렸다. 중국을 통해 서구를 배운 실학자들도 자연사의 도상학적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 일본이 네덜란드와의 무역을 통해 이를 자연스럽게 습득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이는 해양무역의 퇴조로 나타났으며 결국 근대화에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는게 저자의 논리다.


▶교사인문학(황현산 외 지음, 세종서적)=전세계적으로 비지성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시민사회의 판단력을 키우는 인문정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생각하는 시민’을 키우는 미래교육은 바로 그 핵심 작업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은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이 문학, 건축, 글쓰기, 교육론, 생명ㆍ평화 등의 분야에서 저마다 깊이있는 천착을 해온 스승들의 통찰에 귀기울이며 사유한 이야기다. ‘주체성 교육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는가’‘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가?’‘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한가’ 등 절실하면서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초대된 이들은 황현산, 정성헌, 이도흠, 나희덕 등 8명. 이들의 공통적인 메시지는 바로 ‘생각하라! 그리고 공감하라!’였다. 공동체 전체의 삶을 인간답게 꾸려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초덕목이 공감이다. 주체성 교육이 오히려 특정계층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황현산의 얘기 등 날카로운 지적들이 눈길을 끈다.


▶모나드의 영역(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은행나무)=국내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돼 화제가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 작가 쓰쓰이의 신작소설. SF소설, 추리소설, 실험소설을 통해 풍자와 블랙유머로 독자들을 사로잡아온 작가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소설은 강변 둔치에서 여성의 오른팔이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사체 훼손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되는데, 그 무렵 근처의 빵집에서 팔 모양의 바게트를 만들어 소란이 일어난다. 이 빵집 단골 손님인 유이노 미대교수가 팔 바게트에 흥미를 보이고, 자신을 ‘신 이상의 존재’라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가 한 말들이 예언처럼 들어맞으면서 도시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 소설은 신의 존재를 놓고 장황한 철학적 논의를 펼쳐간다, 신학, 철학, 양자역학을 횡단하고 현대사회의 문제에 날카로운 통찰까지 보인다. 모나드란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명명한 ‘세계의 구성요소이며 모든 존재의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실체’라는 개념으로 신이 프로그래밍한대로 모든 모나드가 질서정연하게 진행되는 세계를 뜻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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