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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콩나물마저 金나물 됐다…10~15% 폭등
-주부들 “콩나물 너마저…” 한숨만

-작년 태풍에 작황 안좋아 공급부족

-풀무원, 대형마트에 가격인상 요청

-CJ제일제당은 잠시 생산 중단키로

-줄줄이 물가↑…서민식탁에 빨간불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이젠 콩나물값까지 뛰었다고?”

새해벽두부터 고공행진 중인 물가 때문에 한숨을 쉬고 있는 주부들 앞에 이번엔 ‘콩나물 폭탄’이 투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널뛰기 하고 있고, 식용유 대란에다가 두부, 양배추 등 모든 식재료 값이 오른 상황에서 콩나물까지 ‘금(金)나물’이 된다면 가정 식탁꾸리기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는 게 주부들의 입장이다.

5일 헤럴드경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풀무원은 콩나물 제품을 10~15% 인상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대형마트 3사에 협조를 요청했고 일부 마트는 곧장 가격을 올렸다.

한 대형마트내 콩나물코너.

지난해 10월초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치바’ 피해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때 제주도 피해가 특히 심했다. 태풍으로 인해 당시 제주도 산지 농작물은 뿌리가 흔들릴 정도로 크게 피해를 입었고, 콩나물 역시 작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 피해가 출하시점에 와서 가격에 큰 영향을 준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아예 잠정적으로 생산중단을 하기로 했다. 콩나물값을 인상하기 보다는 잠시 생산을 접고, 오는 가을에 수확하는 햇콩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물량 수급도 원활치 못하고 수확된 콩들은 태풍에 의해 상품 자체가 좋지 않다”며 “햇콩이 나올때까지 당분간 생산은 못하고 브랜드만 남겨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이렇듯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태풍 치바에 영향을 받은 것은 양사는 콩나물 콩을 제주도에서 90% 이상 들여오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당장 일부 콩나물 값은 최대 15% 뛰게 됐고, 일부의 생산중단으로 수급 차질이 예상되면서 향후 더 값이 오를 가능성도 커 보인다.

주부들의 표정은 좋지 않다. 고양에 사는 주부 한효집(38ㆍ여) 씨는 “대형마트에 가면 계란은 물론 국산콩 두부ㆍ양배추 1개를 사려고 해도 가격때문에 살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상황에서 식탁에서 없어선 안될 콩나물까지 가격이 올랐으니 도대체 서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일산에 사는 주부 김민선(43) 씨 역시 “모든 생활물가가 오르니 우리 같은 사람은 살기가 정말 힘들다”며 “정부는 도대체 물가관리 대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식탁에 놓인 콩나물. [사진=123RF]

콩나물값 인상 소식에 영세상인들도 발을 동동구르기는 마찬가지다.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한 콩나물국밥집 사장 강모 씨는 “계란 가격이 올라 수란없는 국밥을 손님에게 내놓고 있어 항의를 받고 있는 판에, 콩나물마저 더 올랐다고 하니 장사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한편 계란과 콩나물 외에도 가정 식탁의 주요 먹거리는 대부분 값이 폭등한 상태여서 가계살림의 주름은 좀처럼 펴지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지난 12월 채소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당근(무세척) 도매가격은 20㎏에 7만4442원으로 전년 대비 197.4% 상승했다. 양배추 가격도 20㎏당 1만5074원으로, 지난해(3690원)보다 거의 4배 수준까지 뛰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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