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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 공무원, 28개 등급으로 나뉘었다…서라벌 17등급, 지방민 11등급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신라의 중앙집권왕권국가 체계가 확립된 6세기에 왕경(서라벌)인의 관등체계는 17등급으로, 지방 공무원의 관등체계는 11등급으로 구분한 사실이 새로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삼기)는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2014~2016년)에서 출토된 23점의 목간(木簡:문자 기록용 나무조각)을 분석한 결과, 왕경인 12등급인 ‘대사(大舍)’라는 관등명이 처음 확인되는 등 골품과는 별개로 공직자를 다단계 등급화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4일 밝혔다.


목간의 내용은 진내멸(眞乃滅) 지방의 촌주(村主)가 중앙(경주) 출신 관리에게 올린 보고서 형식으로, 잘못된 법 집행에 대해 그 잘못을 두려워하며 이를 상부에 보고하는 내용이다.

목간에서 신라 왕경인을 대상으로 한 관등체계인 경위(京位) 관등명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에서는 신라 지방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관등체계인 ‘외위(外位)’ 관등명만 밝혀졌는데, 이번에 출토된 목간에서 경위(京位) 중 12등급인 ‘대사(大舍)’라는 관등명이 발견됐다. 또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급벌척(及伐尺)’이라는 외위 관등명이 새롭게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 “경위(京位)는 신라 왕경인(王京人)을 대상으로 하는 관등체계로 17등급으로 구분됐고, 외위(外位)는 신라의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관등체계로 11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은 신라의 지방 지배체제와 조세체계 등을 구명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17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목간 중 주목되는 것은 4면에 모두 글자가 기재되어 있는 사면목간 1점이다. 이 목간은 소나무를 폭이 좁은 사각형(細長方形)으로 깎아 만든 것으로, 길이 34.4㎝, 두께 1.0~1.8㎝에 총 56글자가 쓰여 있다.

전문가들은 “이 목간의 중심시기인 6세기 중반경에 신라 지방사회까지 문서행정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고, 6세기 중반의 신라 시대 법률인 율령(律令)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가진다”면서 “목간에서 ‘□법 30대(□法卅代)’, ‘60일대(日代)’ 등의 표현은 30일, 60일이라는 기간을 명시해 놓은 법률 용어로, 이를 통해 당시 신라는 율령을 통한 엄격한 지방 지배체제가 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4일 오후 1시부터 열리는 한국목간학회에서 그 내용을 발표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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