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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판 짜는 증권家, 이름 바꾸고 새 둥지… 초대형IB 大戰 개막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2017년 증권가 판도가 확 달라진다.

‘증권업계의 명가’ 2개 증권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었고, 몇몇 증권사는 동여의도를 떠나 새로운 사옥에서 새해를 맞았다. 더불어 초대형 IB(투자은행) 춘추전국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증권가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사진=통합 미래에셋대우]

▶ 통폐합 딛고 새 출발… 여의도vs을지로 ‘양대산맥’ 이루나 =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史)의 큰 양대 축이던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통합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체제가 문을 연다.

KB금융지주 아래 기존의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KB증권’이란 사명으로 한 식구가 된다.

이로써, ‘바이 코리아(Buy Korea)’의 주역 현대증권은 41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현대증권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를 선보이며 국내 주식형펀드의 전성시대를 연 바 있다.

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증권가의 ‘사관학교’로 불리던 대우증권도 일찌감치 미래에셋증권과 합병, 미래에셋대우로 이름을 바꾸고 조금 이른 새출발을 알렸다.

새 이름과 함께 여의도 시대도 막을 내렸다. 미래에셋대우는 여의도를 떠나 미래에셋증권이 자리 잡고 있던 을지로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LIG투자증권도 지난 1일부터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해 KB손해보험은 LIG투자증권을 케이프 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그로부터 약 1년 후 LIG라는 사명을 내리고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새 출발 하게 됐다.

여의도 ‘황소상’이 정문 앞을 지키고 있던 대신증권도 33년차 여의도 시대를 접고 명동 시대 출범을 알렸다. 대신증권은 신영증권과 한 지붕 살림을 정리,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국내 1호 ‘시세 전광판’을 내렸다.

이로써, 미리 가 있던 유안타증권과 함께 미래에셋대우, 대신증권까지 3개 증권사가 을지로 명동에 모이게 됐다. 동여의도에서 한국의 ‘월 스트리트(Wall Street)’를 형성했던 증권가는 을지로와 여의도 양대산맥으로의 초읽기에 나섰다.


[사진=대신증권 명동 사옥]

▶ 초대형 IB ‘빅5’ 대전 시작… 승자는? = 바뀐 사명, 달라진 위치와 더불어 새해 증권가의 가장 큰 판도 변화의 핵심은 ‘초대형 IB’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 4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 ‘빅5’가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이 무려 6조7000억에 달해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새해 7조원에 가까운 거대 공룡 증권사가 출범하면서 업계 순위 판도도 완전히 달라지게 됐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8조원 규모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앞서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지난해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해 “올해 결산을 통해 약 3000억원 이익을 더하면 연초 자기자본은 7조원에 달한다”며 “내년 합병 법인의 자사주 매각으로 1조 원을 추가 확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4조원이 아닌 8조원 규모를 목표로 하는 데는 금융당국이 초대형 IB에 내건 업무를 부여받기 위해서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초대형 IB는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허용되는 어음발행(대규모 자금조달로 기업대출 가능), 외국환 업무에 더해 종합금융투자계좌(IMAㆍ개인고객에게 예탁받은 자금을 통합, 운용해 수익을 고객에 지급하는 상품), 부동산신탁 업무까지 할 수 있게 된다.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과 함께 KB증권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대에 진입했다. 지난달 30일 KB금융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 법인인 KB증권에 약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미 4조원을 넘어선 NH투자증권과 더불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마련을 통해 4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을 넘겼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20일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3544억원(보통주 1286만4835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9일 2900억원 규모의 자사주(835만9040주)를 삼성생명에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기자본을 3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한국투자증권도 M&A보다는 유상증자 카드를 택했다. 3조3000억원 수준이던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은 최근 1조692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4조원 허들을 넘게 됐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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