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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백대 1 경쟁률 옛말한자릿수 청약 성적표실수요 중심 11·3약발 본격화…양극화는 우려
-실수요 중심 11·3약발 본격화…양극화는 우려


지난 연말 분양시장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수십~수백대 1에 달하던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심지어 모집 가구수를 다 채우지 못한 곳들도 나타났다. 소위 ‘청약 억제책’으로 불리는 11ㆍ3 대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 분위기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약열기를 부추겼던 투자수요들이 위축되면서다.

2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달 분양된 아파트 79곳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7.3대 1로 조사됐다. 앞서 10월과 11월의 평균 경쟁률이 각각 20.5대 1, 18.2대 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결과다.

특히 서울은 지난달 평균 경쟁률이 7.2대 1로 조사됐는데, 10월(33.6대 1)과 11월(23.7대 1)보다 낮은 수준이다. 분양 전부터 시장의 초미의 관심 사업장이던 ‘래미안리오센트’(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8ㆍ24차 재건축)는 평균 경쟁률 12.3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0월에 같은 잠원동에서 나온 ‘아크로리버뷰’의 청약 경쟁률(306.6대 1)과 비교하면 미흡하다.

지난달 경기도 내 분양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도은 3.4대 1로 10월(33.6대 1)과 11월(23.7대 1)보다 낮아졌다.

일례로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된 ‘금호어울림레이크2차’는 평균 경쟁률이 2.3대 1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2년간 동탄2신도시에서 나온 아파트들이 다투듯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부산광역시의 12월 평균 경쟁률은 33.7대 1로, 10월(188.1대 1)과 11월(205.9대 1)보다 저조했다.

이처럼 연말 분양시장에서 청약 열기가 사그라든 데에는 정부가 내놓은 11ㆍ3 대책의 영향이 크다.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부산 등 그간 분양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였던 지역들을 ‘조정 대상지역’으로 묶어,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1순위 청약 자격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적용했다. 그간 분양시장에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지나치게 유입됐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1순위 청약자수는 29만8286명으로 집계돼 전달(46만410명)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투자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

상황이 이렇자 청약자를 찾지 못한 아파트들도 늘어났다. 지난달 분양된 79개 아파트 가운데 23곳은 청약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인기지역에만 청약통장을 사용하고 비인기지역은 외면하는 ‘쏠림(양극화) 현상’이 올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1순위 청약자격이 세대주와 1주택 이하 보유 가구로 제한되고 5년내 당첨 사실이 있는 경우에도 1순위 청약이 금지되면서 청약자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분양권도 당장 팔 수 없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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