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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와 진주만]럭비공 아베, 스트롱맨들 사이 또다른 플레이어로 나서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두 나라는 ‘화해의 힘’으로 결속을 다졌다”

독일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는 27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 애리조나 기념관에서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희생자를 위령하고 연설한 것을 전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총리가 일본의 기습공격에 ‘공식적인’ 애도를 표함으로써 미국과 새 안보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판을 짰다고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혼돈에 빠진 동북아시아 정세 속에서 아베 총리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스트롱맨 틈 사이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의 외교력을 토대로 적극적인 행위자를 자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악수가 됐든 묘수가 됐든 미국 대선 직후 ‘아웃사이더’ 트럼프 당선인을 가장 먼저 만나 정보를 물색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암묵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나섰다.

미ㆍ일 동맹관계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에도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불확실한 시대에 아베 총리가 구심력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WSJ는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며 “트럼프가 태평양 정세에 발을 빼더라도 일본은 역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트럼프가 중국을 적극적으로 견제하게 된다면 일본에 지금보다 많은 지원을 호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영관 전 외무장관도 지난 23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친러시아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은 아베 총리의 국제적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고 일본의 위상을 높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아베의 진주만 방문은 오바마 현 대통령과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할 트럼프 당선인 모두를 공략한 것이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은 아베의 진주만 방문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정상회담이자 트럼프 정권과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내셔널인터레스트 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미ㆍ일 동맹관계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성과”라며 “깊은 동맹관계에도 불구하고 어둡게 자리하고 있던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이 담긴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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